홀로 떠다닌 오키나와의 바다

재빛여행기 - 오키나와 PART.3

by 재빛

숙소 안을 가득 채운 알람 소리에, 해가 지평선 너머로 떠오르고 있음을 알았다.

호와 나는 비몽사몽한 채 문 밖을 나섰다.

아직 해가 구름 사이로 그 붉은 빛만 조금씩 내뿜고 있을 때였다.


우린 일출을 더 잘 볼 수 있도록 동쪽을 향해 걸어갔다.

조금만 더 걸으면, 구름 사이로 해가 모습을 드러낼 거라 믿었다.


하지만 하늘은 끝내, 우리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았다.


해는 겹겹이 쌓인 구름 사이로 그 붉은 빛을 알량하게나마 뽐내어주었다.


기대하던 일출을 볼 수 없겠다는 걸 직감한 우리는 발길을 돌려 아쉬움을 남겼다.


다시 눈을 붙였다가 깨어보니 하늘은 어느새 구름 한 점 없는 청량한 푸른색을 띄고 있었다.

해는 어느새 그 많던 구름을 이겨내고 강렬한 빛을 땅으로 내리쬐고 있었다.



오전 8시였음에도 밖은 정말 뜨거웠고 우리는 계획한대로,

나는 어제 사장님께 추천받은 스팟에서 바다 수영을, 호는 그 근처에서 러닝을 뛰기로 했다.


기대를 한껏 안고 도착한 스팟은,

내 머릿속에 그렸던 모래가 잔잔히 깔린 해변에 초록빛이 도는 그런 휴양지의 모습과는 많이 달랐다.

거대한 방파제 너머로 보인 바다는 그렇게 맑아보이지 않았다.


내 환상 속 오키나와의 바다와는 거리가 있었다.


맑긴했지만 모래사장이 깔린 나의 상상 속 바다와는 이미지가 맞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오키나와의 바다를 즐기기 위해 곧장 입수를 했다.


그리고 나의 기대는 여기서 산산히 조각났다.


뜨거운 햇볓은 얕은 바다의 시원함마저 삼켜버렸고, 바닥은 모래와 해초로 덮여있었다.

"그래도 오키나와 바다잖아, 수영해보자."


혼자 하는 수영은 그렇게 즐겁지 않았다.

프라이빗 한 공간은 오히려 무서운 느낌을 받았고 바다 속은 탁해 무엇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나를 도우러 올 사람도 없었다.


그 사실이 나를 물 밖으로 끌어올렸다.


결국 방파제 바로 앞에서 그저 둥둥 떠다니며 시간을 보내다가,

호에게 연락하여 같이 숙소로 돌아오게 되었다.


혼자 하는 수영은 아무리 해외의 바다여도, 나에게는 인상깊게 다가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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