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본 순간을 아직도 기억해.
바람결에 살랑이는 머리카락. 따스한 봄날처럼 싱그러운 미소. 얕게 파인 보조개는 안 그래도 사랑스러운 너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어.
홀린 다는 게 이런 거구나, 그때 처음 느꼈을 거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좋았었어.
멀리서 지켜볼 때마다 간혹 웃는 모습을 볼 때면 이상하게 가슴이 간질 거리더라. 시선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해봐도 정신을 차려보면 초점이 너한테 고정되어 있더라고.
그때 깨달은 거 같아.
지금 내가 사랑에 빠진 거구나.
가까워지고 싶었어.
연인이 아니더라도 친구가 되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었거든.
근데 부푼 마음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쉽게 손을 내밀 수가 없더라.
너 앞에 서면 망가진 로봇이 된 것처럼 뚝딱거리고 입술은 얼어붙은 것처럼 떨어지질 않는 거야.
가끔 니가 먼저 인사해 주는 날은 세상을 가진 것만 같았지.
눈에 뭐가 씌기라도 한 건지 행동 하나하나가 예뻐 보이고 계속 쳐다보게 되더라고.
시간이 흐르고 용기를 냈기 때문인지 많이 친해졌잖아.
이제는 친구 같은 사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근데 용기가 안 나네.
어쩌면 평생을 간직한 채로 살아가야 될지도 모르겠어.
언젠가 때가 되면 너에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때가 온다면, 내 복잡한 마음도 조금 정리가 되지 않을까.
기다릴게.
언제가 됐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