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너의 따뜻한 한마디.
그거면 충분했는데 너는 나를 무참히 짓밟아버리는구나.
기대하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다면 실망조차 남지 않았을 테니.
어리석은 자신을 탓해봐도 지나간 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켜켜이 쌓여가는 메마른 감정이 숨 막힐 듯 목을 조여와도 달라지는 건 없을 테지.
이리도 허망한 결과만이 남았을 뿐이라면 나는 그때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텐데.
헛된 시간.
헛된 감정.
헛된 마음.
오늘도 종이처럼 찢겨나가 심장을 어지럽힌다.
몸 이곳저곳을 들쑤시며 후회라는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고통에 오랫동안 지속되면 무뎌진다고 하던가.
나는 이제 조금은 너를 갈구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목 놓아 부르짖으며 불러도 돌아오지 않을 걸 아니까.
멍청하고 바보 같은 짓이라는 걸, 의미 없는 짓이라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갈증 끝에 남은 건 공허다.
심연의 밑바닥처럼 어둡고 축축한 낭떠러지.
오늘도 나는 가라앉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