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수많은 실패를 겪는다.
그때마다 동반되는 좌절은 인간의 나약한 마음을 깎아내린다. 너는 더 할 수 없어. 이게 끝이야.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거야. 반복되는 실패는 기어코 포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끝없는 자학의 굴레에 들어간 순간, 인간은 앞으로 나아갈 동력을 잃어버린다.
그렇게 무기력해진다.
밑바닥에 떨어지면 모든 게 무의미하다.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어차피 죽어 으스러질 육신인데. 부와 권력을 탐하는 행동 또한 부질없는 짓이라 치부한다. 목적과 방향을 잃은 인간은 하염없이 텅 빈 허공을 바라본다. 살아갈 이유가 없다면, 그건 이미 죽어있는 상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힘들었던 순간은 존재한다.
원인과 결과는 각자 다를 것이고, 슬픔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어두운 곳에 있으면 더욱 어두워진다. 아무리 밝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도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한 세상에 던져지면 서서히 빛을 잃게 된다. 끝내 가치관을 잃게 되고, 그들과 같은 눈빛을 가지게 된다.
수렁 속에 빠진 인간이라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개미지옥에 빠진 개미는 발악할수록 더 깊은 곳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건 인간도 마찬가지다. 삶을 포기한 인간을 끌어내는 건 어렵다. 주변에서 아무리 꾸짖고 노력해 봐도 텅 빈 동공에 빛을 채워 넣을 수는 없다. 나 또한 그런 시기를 겪어봤기에 단언할 수 있다.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삶을 포기한 인간의 내일은 지옥이다. 살아있는 거 자체로 날카로운 가시가 폐부를 찌르는 고통과 다를 바 없다. 나는 그게 싫었다. 아프고 싶지 않았다.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어쩌면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 될지도 모른다. 피부처럼 달라붙은 악감정을 떨쳐내는 건 간단하게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어쩌면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는 발악하려 한다.
내겐 넘어지지 않는 것보다,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용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