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화가 싫다.
그래서 가끔은 모두가 평화롭고 싸우지 않는 세상을 원하기도 했었다.
유토피아라고 하던가.
'어디에도 없는 장소'라는 뜻이라고 하던데,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그래서 살면서 본능적으로 갈등이 생기는 상황을 회피했다. 누군가와 싸울 거 같으면 내가 먼저 한 발 물러나는 식으로 져주거나, 좋게 넘어가려는 경우가 많았다. 의도적으로 누군가와 싸웠던 기억은 극히 드물다.
그 상황 자체가 싫었다.
갈등이 생긴다는 건 서로의 의견이 충돌한다는 뜻이고, 그 과정에선 필연적으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물론 서로 예의를 지키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겠지만, 살면서 그런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싸우면 감정이 상하기 마련이다. 양 쪽의 주장이 확고하다면 더더욱. 감정이 격양된 상황에서는 이성적으로 대처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기도 한다. 좋게 끝난다면 화해로 마무리되겠지만, 상처는 아물어도 흉터는 지워지지 않는 법이다.
인간은 좋은 기억보다 안 좋은 기억을 오래 기억한다고 들었다.
만약 그 대상이 자신에게 있어 특별한 사람이라면, 흉터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그래서 항상 말을 할 때 조심하려고 노력한다. 내가 뱉는 한 마디가 다른 사람한텐 상처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가끔씩 상처를 주는 거 같아서 자책하곤 한다.
요즘은 좋은 말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칭찬도 해보려고 하지만, 시도해 보니까 그게 마냥 쉬운 일은 아니었다. 습관처럼 장난을 치다가 과거의 잘못된 버릇이 불쑥 고개를 내밀곤 하니까. 그래도 꾸준히 노력하면 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을 너무 미워하지 말자.
이유가 충분하더라도, 내가 한 말이 그 사람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될지 깊이 고민해 보고 말을 하자.
아무리 힘들고 지치더라도 남을 깎아내리면서 자존감을 챙기는 건 옳지 못한 행동이다. 잠깐의 자기만족을 위해 이유 없이 남에게 돌을 던지는 건 더 큰 잘못이고. 그 뒤에 따라오는 건 허무함 뿐이다. 모두에게 좋지 못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소망한다.
모두가 싸우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