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선생님 제 이름 뭐예요?

출근 체크하는 녀석들

by 주소영

아침마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다.

책을 읽으러 오는 것도 아니고 자리에 앉지도 않는다.

들어오자마자 내 앞에 선다.


“선생님 제 이름 뭐예요?”


숨 한 번 들이쉬고 대답하면

“맞췄다. 역시. 선생님 짱.” 하면서 하트를 날린다.

그러면 옆에 있던 애가 곧장 치고 들어온다.

“그럼 저는요. 제 이름도 맞혀보세요.”


이름 맞히기 순서가 시작된다.

맞히면 환호. 틀리면 “에이, 제 이름은 OO이잖아요.”

그러곤 꼭 한마디 더 한다.

“선생님 제 이름 꼭 외워주세요. ”


그런데 다음 날 또 묻는다.

“선생님 제 이름 뭐예요?”

왜 매일 확인하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트를 날리고 웃고 또 하트를 날리고 간다.

도서관은 잠시 팬미팅장이 되고

나는 이름으로 출근 체크를 당한다.


하도 시끄러워서 일부러 틀려본 날도 있다.

그랬더니 “헐. 실망이에요.”

그러고는 돌아서면서도 자꾸 쳐다본다.

그 눈빛이 은근히 마음에 걸린다.


이름을 맞혀도 틀려도 다시 묻고 또 묻는다.

그게 중요하다는 걸 나만 빼고 다 아는 것 같다.


책은 안 읽으면서 도서관은 왜 이렇게 자주 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선생님 오늘도 보고 싶었어요.” 하는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이름 한 번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다녀갈 이유가 생기는 아이들.

여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곳.

이름 하나만 기억해 줘도 충분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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