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체크하는 녀석들
아침마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다.
책을 읽으러 오는 것도 아니고 자리에 앉지도 않는다.
들어오자마자 내 앞에 선다.
“선생님 제 이름 뭐예요?”
숨 한 번 들이쉬고 대답하면
“맞췄다. 역시. 선생님 짱.” 하면서 하트를 날린다.
그러면 옆에 있던 애가 곧장 치고 들어온다.
“그럼 저는요. 제 이름도 맞혀보세요.”
이름 맞히기 순서가 시작된다.
맞히면 환호. 틀리면 “에이, 제 이름은 OO이잖아요.”
그러곤 꼭 한마디 더 한다.
“선생님 제 이름 꼭 외워주세요. ”
그런데 다음 날 또 묻는다.
“선생님 제 이름 뭐예요?”
왜 매일 확인하는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다.
하트를 날리고 웃고 또 하트를 날리고 간다.
도서관은 잠시 팬미팅장이 되고
나는 이름으로 출근 체크를 당한다.
하도 시끄러워서 일부러 틀려본 날도 있다.
그랬더니 “헐. 실망이에요.”
그러고는 돌아서면서도 자꾸 쳐다본다.
그 눈빛이 은근히 마음에 걸린다.
이름을 맞혀도 틀려도 다시 묻고 또 묻는다.
그게 중요하다는 걸 나만 빼고 다 아는 것 같다.
책은 안 읽으면서 도서관은 왜 이렇게 자주 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도
“선생님 오늘도 보고 싶었어요.” 하는 말을 들으면
나도 모르게 웃게 된다.
이름 한 번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다녀갈 이유가 생기는 아이들.
여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곳.
이름 하나만 기억해 줘도 충분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