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임용되어 왔을 뿐인데...
사서교사로 첫 발령을 받았을 때
나는 이 일이 이렇게 외로운 일인지 몰랐다.
누구도 나를 기다리지 않았고 누구도 나를 환영하지 않았다.
난 우리 지역 1호 사서교사였다.
전임 업무 담당자는 있었지만 인수인계는 없었다.
있었음에도 없던 것처럼 교무실 자리에 앉은 첫날부터 나는 철저히 혼자였다.
신규 교사이기에 더 조심했고 더 물러섰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내가 조심한다고 해서 모두가 조심해 주는 건 아니었으니까.
관리자는 말했다
"내가 이 학교 오면서 사서교사 데리고 왔어."
나는 그 자리에 멈춰야 했다.
나는 분명 임용시험을 보고 이 자리에 왔는데도 그 말 한마디에 내 자리는 마치 누군가의 시혜처럼 바뀌어버렸다.
관리자는 사서교사의 수업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사서교사 수업시키면 나중에 승진시켜달라고 할지도 모르잖아." 그 말 뒤에는 늘 방해와 간섭이 따랐다.
수업이든 업무든 내 일은 늘 깎이고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실제로 일이 줄어든 건 아니었다.
독서교육은 독서교육 담당자가 있었지만 사서교사가 왔으니 우리가 할 필요 없다는 말이 나왔다.
“문제 내실래요? 아니면 안 하고 욕먹으실래요?”
매년 학년에서 내던 독서퀴즈문제. 학년별 2권 총 12권에 문항수만 300이었다.
선택을 강요당했다.
강요는 늘 그렇게 협박 아닌 협박의 말투로 다가왔다.
학교 행사의 각종 잡무는 내 몫이었다.
난 사서교사였으니까.
기타 학교 잡무까지 모두 내게 쏟아졌다.
누구도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았고 아무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네가 알아서 해.’ 그게 내가 받은 첫 업무 매뉴얼이었다.
사서교사도 교사다.
하지만 나의 교사 됨은 번번이 지워졌다.
누군가는 나를 도와주지도 가르쳐주지도 않았다.
그래서 나는 울었다.
혼자 있는 도서관에서, 퇴근 후 자취하는 빈 집에서.
임용을 다시 쳐야 하나, 그런 생각도 했다.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한 자리에서 나는 매일 무너졌다가 다시 앉았다.
사서교사로 살아남는 일.
그건 업무를 해내는 일이 아니라, 나를 지우지 않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