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찾는 말로 마음을 여는 아이
8민서는 도서관에 오면 늘 나를 먼저 본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묻는다.
“선생님, 이 책 어디 있어요?”
책 제목을 또박또박 말할 때도 있고
“노란색 책이요. 토끼 나오는 거였어요.”
그렇게 기억나는 대로 설명할 때도 있다.
어떤 날은 그 책이 대출 중이라 하면
민서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책장 쪽으로 간다.
책장을 오래 바라보다가
결국 다른 책을 하나 꺼내 자리에 앉는다.
나는 가끔 생각한다.
민서가 정말 찾고 있었던 건
그 책이었을까?
책을 찾는 말은,
그저 다가오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민서를 알아봐 주기를,
먼저 웃어주기를 바라는 조용한 신호.
그래서 요즘은
민서가 다가오면 책보다 먼저 웃는다.
책은 나중에 찾아도 괜찮다.
마음을 먼저 받아주는 일이 더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