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찾아오는 안면마비 구안와사
겨울철 추운데서 자면 입이 돌아간다고 합니다. 입과 눈이 한쪽으로 삐뚤어지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한의학에서는 구안와사라고 합니다. 추위로 인해 얼굴 근육이 긴장되고 혈관이 수축하면서 안면부위 혈액순환이 나빠지는 것이 원인입니다.
안면마비란 뇌의 12개 신경 중 일곱 번째 신경이 마비돼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이 신경은 표정이나 눈썹 움직임 등 얼굴 부위의 운동을 주관합니다.
우리 몸은 외부의 자극에 취약합니다. 대표적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지속적해서 누적되면 우리 몸을 지켜주는 면역 체계 역시 자연스럽게 무너집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신경에 손상을 입기 쉽습니다. 체내로 들어온 바이러스나 세균을 이기지 못해 뇌에서 얼굴 부위로 신호를 전달하는 체계가 망가져 얼굴근육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외에 혈관의 압박, 외상으로 인한 손상, 주변 종양의 압박 등으로 안면마비가 올 수 있습니다.
안면마비 환자는 매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특히 남녀 모두 50대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최근 들어 스트레스 등으로 2, 30대의 발병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안면마비 증상은 수시간 또는 수일 내에 한쪽 혹은 얼굴 전반에 걸쳐 나타납니다. 보통 편측성이 흔하며 얼굴의 이상감각이나 비뚤어짐 등을 느끼게 됩니다. 안면마비가 생기면 눈 위쪽 신경에 이상이 생겨 이마 주름을 잡을 수 없고 눈이 감기지 않습니다.
청각이 이상이 생기거나 귀 뒤쪽에 통증이 올 수 있습니다. 음식 맛이 이상하거나 미각이 떨어집니다. 또한 마비된 쪽의 입이 늘어져 침이나 음식물이 새어 나옵니다.
안면마비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안면마비 발생 후 3주간의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환자는 이 기간동안 증상이 개선됩니다.
안면마비가 발생하면 먼저 한의원을 생각할 정도로 한방치료에 대한 기대가 큰 질환이기도 합니다. 외견상 증상뿐 아니라 신경에 발생한 내적인 손상도 치료해야 하는 만큼 안면마비 증상이 호전됐다고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면역력이 회복될 때까지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안면마비는 생각보다 회복이 잘되기도 하지만 의외로 재발도 잘되는 질환입니다. 최초 발병 후 10년 이내에 다시 발병되는 확률이 평균 10%에 달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초기 치료 시 약침요법과 함께 탕약 처방을 겸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졸중으로 얼굴근육이 마비되는 경우에는 얼굴 위쪽 근육들은 비교적 기능이 유지되고 아래쪽에만 문제가 생깁니다. 즉 입이 돌아가고 입가로 침이 새는 증상은 같은 반면, 눈썹을 들어올려 이마에 주름이 생기게 하는 기능에는 이상이 없습니다.
안면마비에 좋은 음식은 콩으로 만든 두부입니다. 두부는 콜린이 함유되어 있어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도와주며 혈관에 붙은 콜레스테롤로 인한 동맥경화나 고혈압 예방도 됩니다.
또한 안면마비가 발병한 환자들은 소화기관 문제를 동반한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은 소화기와 관련된 경혈이 얼굴에 분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안면마비 환자들은 찬 성질의 음식보다 따뜻하고 소화가 쉬운 소고기나 식이 섬유가 풍부한 채소, 해조류 위주의 음식을 섭취해야 합니다. 아이스크림, 냉면, 돼지고기 등 찬 성질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얼굴근육을 많이 쓰면 얼굴경련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윙크하기나 휘파람 불기, 껌 씹기, 입 벌려 웃기 등 얼굴근육을 자주 사용해 주세요. 얼굴을 마사지하듯 문질러주는 것도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