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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욱기 한의사 Oct 29. 2021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잔기침, 소화기와 호흡기 문제


아침 출근길 날씨가 제법 쌀쌀하다. 요즘처럼 아침 기온과 낮 기온의 차이가 큰 계절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기의 주 증상인 콧물과 기침은 여간 사람을 괴롭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한 번 감기를 시작하면 잔기침이 오래가는 분들이 있다. 이런 분들은 추위도 많이 타는 편이고 몸도 많이 차갑다. 조금 찬바람이 불면 잔기침을 하고 마른기침을 하는데 가래가 나올 때도 있다. 평소 소화가 잘 안되고 잘 체하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만성 잔기침, 가래 등이 오래갈 때 원인과 처방에 대해 알아보자. 



목이 간질간질, 잔기침 원인 ‘매핵기’ 


잔기침은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되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잔기침을 유발하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한의학에서는 감기 이후 감기는 나았는데 이상하게 잔기침이 반복되고 코 안에 분비물들이 목 뒤로 계속 넘어가는 듯한 불편한 느낌, 목젖 부근에 무엇인가 붙어 있는 느낌이 들어서 침을 삼켜보지만 무엇인가 계속 남아 있고 넘어가지 않는 증상을 ‘매핵기’라고 표현한다. 


매핵기는 이물질이 목에 걸려 있는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이물질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뱉거나 삼키려 해도 그 느낌이 없어지지 않는다. 

잔기침과 함께 목소리가 쉬는 증상이 함께 나타날 수 있고, 증상이 심한 경우 음식물 섭취가 어려워질 뿐 아니라 호흡이 불편해지기도 한다. 또 우울감이나 불안 등 정신적인 문제와 불면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매핵기 원인은 위와 코의 담적 


매핵기의 원인은 크게 위의 담적 ‘소화불량’과 코의 담적 ‘후비루’로 볼 수 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칠정(스트레스)으로 답답하게 막혀 매핵기가 발생하며 매화 씨나 오래 묵은 솜뭉치가 목에 걸린 것처럼 뱉아도 안 나오고 삼키려고 해도 내려가지 않으며 가슴이 더부룩하고 답답한 증상을 동반한다고 했다. 


여기서 칠정(七情)은 기쁨, 노여움, 근심, 생각, 슬픔, 놀람, 두려움 등 7가지 감정상태이다. 이러한 감정이 지나쳐 기가 막혀 담음이 인후를 막게 되면 매핵기가 된다. 흔히 말하는 역류성 식도염, 역류성 인후두염에 해당한다. 


담음은 정상적인 체액이 변화된 노폐물이다. 스트레스로 기의 흐름이 막히면 담음이 생겨 신체 여기저기에 문제를 일으키며 이것이 쌓이면 담적이 된다.  




코의 담적 ‘후비루’, 목 이물감과 잔기침 유발 


코의 담적 ‘후비루’ 또한 잔기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후비루는 비염 때문에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증상이다. 이러한 분비물이 목 이물감과 잔기침을 유발한다. 코로 숨을 못 쉬고 입으로 숨을 쉬는 경우에는 인후 점막이 금방 건조하게 되어 목이 칼칼하고 이물감을 쉽게 유발하게 된다. 잔기침이 있을 때 방문하는 의료기관에 따라 각기 다른 진단명을 듣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라서 매핵기로 인한 잔기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코와 입, 어느 한 가지 측면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된다. 다양한 측면에서 동시에 접근할 때 효과적인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잔기침이 있는 경우 먼저 비염, 축농증으로 인한 콧속 요인을 관찰해야 한다. 비염, 축농증으로 인해 코 안 점막이 붓고 염증이 생기면서 분비선 조직의 기능이 과 항진 되어 코 안에 분비물이 계속 생기고 이것이 뒤로 넘어가면서 초래되는 증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구강 호흡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 비강과 부비동의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코로 숨을 시원하게 쉬지 못하게 되므로 본능에 따라 일정 비율 이상 구강 호흡을 하게 된다. 이때 건조하거나 오염된 공기가 구강 인두 부분에 직접 닿게 되면 구강 인두 부분의 조직에 출혈이 있거나 살짝 붓게 되면서 목에 가래가 낀 것 같은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끼게 되어 잔기침을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 위산이 역류하는 느낌을 강하게 느끼지 못하더라도 잘못된 식습관들로 인해 위 식도 괄약근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즉, 만성 잔기침 증상은 비염과 축농증, 구강 호흡 여부를 관찰하고 교정하면서 위‧식도‧소화기 문제까지 모두 살펴 접근해야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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