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사업가의 생존기 03
2020년 9월 30일 퇴사하고
2024년 8월 23일 현재.
월세 보증금만 갖고 거의 무일푼으로
나름 긴 세월이 지난듯하다.
회사다닐때는 하루가 천년같았는데
지금은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르겠다.
고민만 하다가 하루가 다 지나는 느낌.
많은 매출은 아니지만 혼자 일하며
꾸준히 매출은 성장세에 있었는데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에 많은 이슈가 있는 영향인지
뭔지 정말 말도 안되게 매출이 사라진 8월이었다.
작년 대비 90%가 날라갔다.
나도 정말 거짓말 같다.
7월부터 위기감은 계속 느끼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더 심하게 매출이 빠졌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하는지 고민만 한다.
9월도 이러면 알바, 취업하고 투잡뛰면서
폐업도 몇 달은 걸릴 거 같다.
각종 계약관계들도 정리해야하고.
혼자 벌려좋은 것들이 많네.
1. 인생은 독고다이 나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내가 사회에 이렇게 까지 영향을 받는
우주먼지 같은 존재인줄은 몰랐다.
사업초반 파티룸은 정부의 영업제한으로
몇 달간 장사를 아예 못하게되서
살라고 고민하면서 지금까지 온거였고
요즘은 티메프. 이것까지 나한테 영향을 준다고?
난 진짜 우주먼지 같은 존재.
세상이 변하면 그냥 계속 영향을 받는구나.
2. 세상엔 이런 위기감을 이용해서 장사하는 벼룩같은 업체들도 상상이상으로 많다.
이런 업체들은 계약 전까지는 대단하게
뭘 해주니 마니 얘기를 하는데
결국 하는 소리들은 남 탓, 이상하다.
원래는, 지금 시기가,
이런 소리만 하더라. 보통은 마케팅 업체라는 이름의 탈을 쓰고 있었다.
3. 고인물 되기 힘들다. 계속 새로워야한다.
유행이 빠른 한국 사회 탓인건지
나도 매출 잘 나올때는 그게 영원할 거 같고
뭔가 내가 잘 해놓은 거 같았는데
이게 신기루처럼 사라지더라 like today.
심지어 요즘은 나이키도 오늘 내일 하잖어.
회사다닐 때 버릇으로 문제분석과
원인 분석을 하려 했는데
이제는 솔직히 이유도 모르겠다. 이 분석을 못하니까 지금 이 상황을 맞이 한 거 겠지만,
4. 뭐 할라면 다 돈이다.
본인 꽤 아니 상당히. 능력있는 직원이었다.
스타트업 창업멤버로 시작해서 페이스북 마케팅으로
에버랜드 이런 대기업들 제치고
페이스북 내에서 1~2위로 기업순위 찍었었고
이 덕에 투자 유치도 했었다.
이후 이직해서도 1인 부서를 10명 이상 되는
부서로 키웠었다.
그냥 거의 1인 회사나 다름 없었다.
영업, 디자인, 정산, 세금계산서 발행 까지
혼자 다했으니까 연매출 2~3억 정도 했던
부서를 120억 규모로 키웠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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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은 지난 추억일 뿐이고
지금은 영세업체 1인대표인 현실이고.
위 능력을 펼치고자 하지만 내가 몰랐던 건
내가 있던 회사에서 결국 자금 서포트는
해주고 있었던 것.
나는 이런 저런 사정이 있지만 건강문제로
모아둔 돈도 거의 없이 위에 장황하게 혓바닥 놀린
썩은 추억에 빠져 자신감으로 시작했던게
너무 큰 패착이었던거 아닌가 싶다.
혼자 키웠던 경험과
전 방위 멀티플레이어로 했던 경험들이
오히려 내가 다 할 수 있다는 자만심을 가져온거 같다.
자신감인 줄 알았었는데 자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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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아직 망하진 않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이유도
버티고 살아가고 싶어서
남기는 기록이다.
무너지지 않을라고
난 지금 뭘 해야할까?
무엇을 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까?
계속 고민하고 끊임없이 시도한다.
요즘은 영상 찍어서
편집 스킬을 키울려고 하고 있다.
결국 영상이 해법이 될거라는 판단인데
이제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한 달 내로 이 상황을 못 벗어나면
폐업을 고려해야한다.
이 상황까지는 맞이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