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해

by 감정과다처리중


오늘 아침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나서 잠깐

창문을 열고 바람을 들였다


출근하는 사람들

고개를 든 사람은 거의 없었고

손엔 핸드폰, 눈은 화면에만 붙들려 있었다


누구도 주변을 보지 않았고

누구도 서로 눈을 마주치지 않은채

말없이, 다들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모습이 낯설도록 익숙했고

공장에서 찍어낸 물건처럼

삶도 그렇게 찍혀 나오는 것 같았다


출근, 점심, 회의, 야근, 퇴근

다시 또, 출근


모두가 그렇게 살아가지만

그게 꼭 ‘정답’일까 싶었다


나도 그렇게 살았던 적이 있었으니까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다들 이렇게 사니까 나도…” 하면서


하지만 지금은 알 것 같다

그렇게 살다 보면

자기 자신이 점점 사라진다는 걸


마음은 점점 무뎌지고

표정은 말라가고

어느 날 문득, 나는 어디 있는 걸까

스스로에게 물을 용기도 사라진다


그래서 오늘은 그들을 보며

나는 내 하루를, 내 생각을, 내 삶을

공장에서 찍어내듯 살지는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핸드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한 번 더 바라보고

내 마음이 가는 길로

한 걸음, 천천히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조금 다르게 살아도 된다고

그렇게 나를 다독이며

오늘도 하루를 시작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