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리뷰

역사와 인간성, 장르를 뒤흔드는 서사

by 슈퍼T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단순한 액션 스릴러나 가족 드라마가 아니다. 내가 보기에, 이 작품은 20세기 유럽과 미국 역사 속 부정적 사건들을 한데 압축하고 재조합한 인류 역사와 권력, 인간성에 대한 총체적 알레고리다. 혁명 단체 프렌치 75, 극우 비밀 결사 크리스마스 모험가 클럽, 그리고 박탄 크로스라는 국경 도시는 현실의 특정 장소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폭력과 권력 구조, 인간적 타자화를 은유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영화 속에서 인종차별주의, 나치즘, 엘리트주의, 관료주의, 비인간성, 권력 남용 등 역사적 부정 사건들은 특정 시대나 사건을 넘어, 인류가 반복해온 구조적 폭력과 억압의 총집합으로 압축되어 나타난다. 이를 통해 영화는 단순한 오락적 긴장감을 넘어, 역사적 현실과 인간 사회의 불합리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각 장면마다 역사의 무거운 흔적이 스며 있으며, 이는 마치 20세기 전체의 부정적 사건들을 시각적으로 압축한 연대기처럼 느껴진다.


줄거리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세대에 걸친 혁명과 배신, 그리고 부녀의 생존을 다룬 정치 스릴러다. 캘리포니아에서 극좌 혁명단체 프렌치 75의 멤버인 퍼피디아와 팻은 이민자 수용소를 습격하며 작전을 성공시킨다. 이 과정에서 퍼피디아는 지휘관 록조를 모욕하고, 록조는 그녀에게 집착하게 된다. 퍼피디아는 임신 후 딸 샬린을 낳지만, 혁명보다 가정을 돌보는 팻에게 실망하고 조직으로 돌아가다 은행 강도 사건 중 체포된다. 그녀는 감옥을 피하기 위해 록조와 거래를 하고, 프렌치 75 정보를 넘긴 뒤 증인 보호 프로그램 속으로 사라진다.

16년 후, 밥이라는 가명으로 숨어 산 팻과 자란 딸 윌라는 자립적 십대로 성장한다. 한편 출세한 록조는 극우 결사 클럽에 들어가기 위해 과거를 숨기고, 퍼피디아의 딸일 수도 있는 윌라를 찾으려 한다. 군 작전 속에서 윌라는 수녀원으로 피신하지만 록조에게 체포되고, 유전자 검사로 친딸임이 밝혀진다. 아반티 Q의 도움으로 윌라는 탈출하고, 스미스와 록조의 추격 속에서 총격과 차량 추격전을 거쳐 스스로 생존한다.

마지막에 밥과 윌라는 재회하고, 록조는 클럽의 독가스로 사망한다. 윌라는 어머니가 남긴 편지를 받고 혁명의 길을 향해 나아가며 영화는 끝난다. 이 작품은 권력과 폭력, 가족과 생존, 세대 간 이념의 대립을 긴장감 있게 그린 서사다.


장르 혼합과 심리적 중심축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장르가 뒤섞인 믹스업 영화처럼 보인다. 액션, 드라마, 첩보, 사회 정치적 스릴러, 가족 서사, 심지어 혁명적 모험까지 한 작품 안에 담겨 있다. 그러나 이 혼합이 단순히 조잡하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장르가 주인공 밥(팻)의 내적 변화와 심리적 여정에 따라 자연스럽게 이동한다는 것이다. 즉, 장르적 변화는 스타일적 장치가 아니라, 캐릭터 중심의 서사적 흐름 속에서 의미를 얻는다.

영화 초반, 밥과 퍼피디아가 혁명 단체 프렌치 75의 일원으로 수용소를 습격하고 정치인 사무실과 은행, 전력망을 공격하는 장면은 액션과 사회 정치적 스릴러가 결합한 장르로 전개된다. 긴장감 넘치는 추격과 폭발, 혁명적 열정은 관객에게 단순한 오락적 쾌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역사적 폭력과 권력 구조, 인간성 상실이라는 알레고리적 의미를 전달한다. 수용소 탈출은 권력 남용과 이민자 억압을, 정치인 사무실 습격은 관료주의와 엘리트주의 폭력을, 은행과 전력망 공격은 제도의 비인간성과 권력 남용을 상징한다. 극우 클럽과 군사 단속 장면에서는 나치즘과 극단적 인종우월주의의 은유가 드러나, 역사 속 부정적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내적 변화가 이끄는 장르 전환

밥은 단순한 혁명가나 액션 영웅이 아니다. 그는 내적 변화와 가치관 전환을 통해 영화의 장르적 이동을 주도하는 중심축이다. 퍼피디아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딸 샬린이 태어난 후, 영화는 액션 중심에서 드라마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된다. 격렬한 혁명과 폭력, 추격전은 잠시 물러나고, 부모로서의 책임과 인간적 관계가 부각된다. 이 시기 장면들은 관객에게 단순한 긴장감이 아니라, 도덕적 책임과 인간적 선택, 가족 사랑의 복잡성을 체험하게 한다.

밥이 딸과 가족을 지키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좌절, 약물 중독으로 인한 판단력 저하는 단순한 캐릭터적 한계를 넘어, 비이성적 시대와 구조적 폭력 속 인간의 취약성을 상징한다. 그의 약물 중독은 시대적 혼란 속 인간성의 불완전성을 드러내는 메타포이자, 영화 전체의 비이성적 세계관을 반영하는 장치다.


첩보, 부성애, 긴장감의 재배치

영화 후반부는 딸 윌라를 찾고 보호하는 과정에서 장르가 다시 첩보와 추격전, 부성애 중심의 액션으로 이동한다. 밥은 암호, 비밀 터널, 차량 추격, 은신 전략 등을 통해 딸을 보호하며, 관객은 그의 사적 목표와 가족적 동기를 중심으로 서사를 체험한다. 이러한 장면들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적 긴장과 사랑, 책임감을 강조하며, 혁명과 사회 정의를 향한 초기 열정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장르적 혼합은 오히려 서사의 밀도와 완성도를 높인다. 액션과 첩보, 드라마와 부성애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관객은 혁명가, 부모, 인간, 시대 속 존재라는 다층적 경험을 동시에 체험하게 된다.


조잡함이 아닌 구조적 조화

중요한 점은, 장르가 뒤섞였음에도 영화가 결코 조잡하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장르 전환은 스타일적 변화가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적 여정과 내적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다. 액션과 스릴러는 혁명적 열정과 사회적 부정의식을, 드라마는 인간적 관계와 책임감을, 첩보와 추격전은 보호와 가족 사랑, 그리고 권력에 맞선 개인적 선택을 상징한다.

이 구조 덕분에 영화가 끝날 무렵 관객은 장르 혼합 속에서도 서사적 완결성과 주제적 깊이를 체험하게 된다. 혁명과 액션, 드라마와 가족, 첩보와 심리적 갈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역사적 폭력과 권력 구조, 인간성 회복이라는 주제를 총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심리적 흐름이 만든 종합선물세트

결국, 장르 혼합이 단순한 시도적 실험이 아니라 주인공 심리와 내적 변화에 완벽히 연결된 구조적 설계임을 보여준다. 액션과 혁명, 드라마와 가족, 첩보와 추격전은 서로 다른 즐거움을 제공하면서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역사적 폭력, 권력 남용, 인간성, 선택과 책임—를 일관되게 전달한다.

장르가 바뀌어도 조잡함이 아니라, 오히려 알찬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적 경험이 완성되며, 관객은 인간적 선택과 역사적 폭력, 가족과 책임, 사랑과 생존이라는 다층적 주제를 한 작품 안에서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약물 중독과 비이성적 시대의 메타포

주인공 밥이 약물 중독에 빠져 제정신을 차리지 못한 상태로 살아가는 모습은 단순한 개인적 실패나 도덕적 나약함으로 설명될 수 없다. 오히려 그는 권력과 제도의 억압, 역사적 폭력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취약하고 비이성적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존재다. 영화에서 밥의 혼란과 판단력 저하는 단순히 개인적 사건이 아니라, 20세기와 현대 세계사 속 반복된 부정적 사건—인종차별, 나치즘, 엘리트주의, 관료적 폭력, 권력 남용—의 압축적 재현으로 읽힐 수 있다.

수용소 탈출, 은행과 전력망 공격, 극우 클럽과 군사 단속 장면 등은 모두 권력과 제도가 인간성을 어떻게 억압하고 타자를 비인간화하는지를 시각화한 장치다. 이 과정에서 밥은 역사의 무게 속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심리적 한계를 드러낸다. 그는 혁명가로서, 아버지로서, 생존자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지만, 약물 중독과 혼란 속에서는 자신의 판단과 의지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한다. 이는 단순한 캐릭터적 결함이 아니라, 비이성적 시대 속 인간 존재의 구조적 취약성을 은유하는 장치다.

밥의 약물 중독은 영화 전체에서 비이성적 시대의 메타포로 기능한다. 권력의 폭력과 제도의 억압 속에서 인간은 종종 자신의 판단력을 상실하며, 예측 불가능하고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영화 후반부, 딸 윌라를 지키기 위해 비밀 터널과 암호, 추격전을 감행하는 장면에서도 그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운 상태이지만, 그 안에서 순간순간 인간성과 책임감, 사랑과 보호의 본능이 회복되는 장면이 나타난다. 이러한 대비는 관객에게 강렬한 서사적 체험을 제공하며, 비이성적 시대 속에서도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지키고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즉, 밥의 약물 중독과 혼란은 단순한 개인적 한계를 넘어, 시대와 구조적 폭력 속 인간 존재의 취약성과 회복 가능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그는 권력과 역사적 폭력의 압력 속에서 흔들리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도 사랑과 책임, 선택이라는 인간적 요소가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는 이를 통해 역사적 부정 사건과 구조적 억압 속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남고, 때로는 선택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탐구하는 심층적 서사로 확장된다.


결론: 인간성, 선택, 책임: 복합 서사극으로서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단순한 장르적 실험을 넘어, 역사적 알레고리, 인간 심리 탐구, 권력 구조 비판이 결합된 복합 서사극으로 읽히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액션과 혁명적 모험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드라마적 요소와 가족 서사, 첩보와 추격전, 정치적 스릴러가 자연스럽게 뒤섞이며 전개된다. 표면적으로는 장르가 뒤섞인 ‘믹스업 영화’처럼 보이지만, 그 혼합이 조잡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바로 주인공 밥의 내적 변화와 심리적 여정에 따라 장르가 유기적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밥은 혁명가로서 폭력과 추격을 경험하고, 아버지로서 딸을 지키며, 권력과 제도의 억압 속에서 약물 중독과 혼란을 겪는다. 그의 약물 중독은 단순한 개인적 실패가 아니다. 이는 권력과 역사적 폭력 속 인간이 얼마나 취약하고 비이성적일 수 있는지를 상징한다. 수용소 탈출, 은행과 전력망 공격, 극우 클럽과 군사 단속 장면은 나치즘, 인종차별, 엘리트주의, 관료적 폭력 등 역사 속 부정적 사건들의 압축적 시각화다. 밥의 혼란과 약물 의존은 그 압력 속에서 인간성이 흔들리는 모습을 드러내며, 비이성적 시대의 메타포로 작용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도 인간성, 선택, 책임이라는 핵심 테마가 끊임없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딸 윌라를 보호하기 위해 비밀 터널과 암호, 추격전을 감행하는 밥의 행동은 단순한 액션이 아니라, 역사적 억압 속에서도 인간이 자신의 선택과 사랑, 책임을 통해 존재를 지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퍼피디아와의 관계, 밥과 윌라의 재회 장면 역시 극적 장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것은 억압과 권력 남용 속에서 인간적 선택과 도덕적 판단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성찰하게 하는 장면이다.

결국, 이 영화는 액션, 드라마, 첩보, 정치 스릴러, 가족 서사가 서로 다른 즐거움과 긴장감을 제공하면서도, 전체적으로 인간성과 권력, 역사와 가족, 선택과 책임이라는 다층적 주제를 관객에게 경험하게 만든다. 권력과 제도의 폭력 속에서 인간은 흔들리고 비이성적일 수 있지만, 선택과 사랑, 책임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영화 전반을 관통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관객은 단순한 장르적 쾌감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적 폭력과 인간 존재의 취약성, 도덕적 선택과 가족적 책임을 동시에 체험하며 깊이 있는 서사적 몰입을 경험하게 된다. 장르와 서사, 심리와 역사, 개인과 사회를 동시에 아우르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적 경험으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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