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와 마리화나 사이, 뉴욕 뚜벅이 생존기

숨 쉬기 전쟁: 내 코의 생존기

by 슈퍼T

길거리의 연기: 개인 경험에서 출발한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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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 처음 도착했을 때, 나는 차가 없는 뚜벅이 생활을 시작했다. 매일 걷는 것이 일상이 되었지만, 동시에 낯선 현실과 부딪히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흡연자들의 풍경이었다.

평생을 비흡연자인 내게 담배 연기는 단순한 냄새가 아니었다. 코와 폐를 한꺼번에 조이는 공격이자,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가 겹친 고통이었다. 길을 걷다가 앞서가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고 있으면, 나는 거의 강제로 그 연기를 들이마셔야 했다. 빠른 걸음으로 추월하거나, 때로는 달려서 그 사람을 지나쳐야만 숨을 고를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사람이 한두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뉴욕의 길거리에서 흡연자들은 마치 자신만의 권리를 온전히 누리듯, 자유롭게 걸어 다닌다.

처음에는 담배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충격적이었지만, 진짜 충격은 마리화나에서 시작되었다. 2021년 뉴욕주가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이후, 길거리에서 마리화나를 피우는 사람들은 훨씬 눈에 띄게 늘었다. 합법화 이전에도 인적이 드문 골목이나 치안이 약한 동네를 걷다 보면, 이미 암암리에 마리화나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그 냄새를 맡았을 때, 나는 거의 토할 뻔했다.

담배 연기가 건조하게 풀을 태운 깔끔한(?) 냄새라면, 마리화나는 습기 가득한 온갖 더러운 것을 섞어 불태운 듯한 역한 냄새였다. 숨을 들이쉴 때마다 코 안에서 뒤엉키는 냄새의 폭풍, 폐 속으로 스며드는 불쾌감은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는 수준이었다. 합법화 이후, 도시 곳곳에서 담배와 마리화나 냄새를 피할 온전한 사각지대를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걷는 동안 반복되는 이 경험은 단순한 불쾌감을 넘어, 도시를 탐험하는 나에게 하나의 생존 게임처럼 느껴졌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면서 자연스럽게 질문이 생겼다. 왜 한국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을 규제하는데, 미국은 이를 제지하지 않는가. 왜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공공 정책은 이렇게 다르게 작동하는가.

나는 곧 깨달았다. 단순히 법과 정책의 차이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자유와 권리, 산업과 경제, 시민 의식과 문화적 합의가 얽히면서, 길거리의 냄새와 연기라는 일상적 경험에도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이었다. 한국에서는 공공 건강을 중심으로 법과 조례가 자리 잡았고, 시민 문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에서는 개인의 자유가 최우선 명분이 되었고, 산업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법 제정과 집행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길을 걸으며 숨을 고르던 나는, 단순히 냄새를 피하려는 몸의 반응을 넘어, 도시와 사회, 자유와 공공성, 개인과 공동체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연기와 냄새, 그 사이를 걷는 경험은 이제 나에게 도시를 이해하는 한 방법이 되었고, 동시에 현대 사회에서 자유와 권리가 어떻게 충돌하며 공공의 영역과 맞닿는지를 탐구하게 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뉴욕의 길거리로 나선다. 숨을 고르며 걷는 이 길 위에서, 나는 매 순간 질문을 던진다. 자유와 권리는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하는가. 개인의 권리가 다른 사람의 건강과 권리를 침해할 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자유와 공공 건강: 미국과 한국의 정책 구조

뉴욕에서 길거리를 걸으며 흡연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나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미국 사회의 구조를 체감하게 된다. 길거리 흡연이 자유로운 이유는 단순한 무관심이나 시민들의 무례함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적, 정치적, 경제적 구조가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다.

미국의 담배 산업을 떠올려보자. Philip Morris, Altria 같은 거대 민간 기업은 단순한 담배 제조사가 아니다. 그들은 법안과 정책을 움직이는 거대한 정치·경제적 축으로 기능해왔다. 담배 산업은 수십 년간 막강한 로비 자금과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세금, 광고, 판매 제한, 공공장소 흡연 규제 등 거의 모든 영역에 깊숙이 개입했다. 1998년 체결된 Tobacco Master Settlement Agreement는 각 주 정부와 담배 기업 간의 역사적 합의였지만, 이 합의 이후에도 공공장소 금연 확대는 산업과 연계된 로비 단체들의 강력한 저항에 막혀 지연되거나 제한적으로만 시행되었다.

미국 담배 산업은 간접흡연의 위험과 시민 건강 보호라는 명분을 여러 방식으로 무력화해 왔다. 우선, 담배 기업들은 연방과 주 의원들에게 막대한 정치 자금을 제공하며 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했다. 금연 관련 법안이 논의될 때는 기업에 유리한 문구를 삽입하거나 규제 시행을 늦추도록 압력을 행사했다. 또한, 법적·행정적 허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공공장소 금연 법안에는 예외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술집이나 카지노, 일부 야외 공간에서는 규제가 적용되지 않았고, 주마다 다른 규제로 인해 연방 차원의 강제력이 미약한 구조 역시 담배 기업의 이익에 부합했다. 과학과 정보의 영역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간접흡연의 위험을 축소하거나 다른 환경 요인과 혼동시키는 연구를 지원하고, 언론과 홍보를 통해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이미지를 만들어 시민과 정책 입안자에게 혼란을 유도했다. 산업 연합과 로비 단체를 통해 조직적 반대 활동을 펼치며, 공공장소 금연 확대를 지속적으로 지연시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전략들은, 미국에서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비흡연자에게 여전히 일상적 현실로 남는 결과를 가져왔다. 시민들은 길을 걸으면서 담배 연기를 피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거나 다른 방향의 길을 바꾸는 경험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마리화나 합법화 역시 유사한 구조 속에서 진행되었다. 뉴욕주가 2021년에 성인용 마리화나 사용을 합법화할 때, 산업과 투자자들은 거대한 시장과 세수 확보를 목표로 로비 활동을 벌였다. 정치인들은 형사사법 개혁, 특히 마리화나 범죄 기록을 줄이는 명분과, 동시에 세수 증대라는 현실적 필요를 들어 법안을 통과시켰다. 시민 건강 피해, 길거리 냄새, 공공 안전 문제는 논의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부차적 고려에 머물렀다. 그 결과, 뉴욕의 길거리는 담배와 마리화나 연기가 혼재된, 비흡연자에게는 거의 ‘호흡 모험 공간’이 되고 말았다.

나는 길을 걸으며 마치 ‘숨을 고르기 위한 뚜벅이 게임’을 하는 기분이다. 앞서가는 사람이 담배를 피우면 코로 들어오는 연기를 피하기 위해 빠른 걸음을 옮기고, 때로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방향을 바꾼다. 마리화나 냄새가 코끝을 스칠 때는 순간적으로 호흡을 멈추고, 숨을 최대한 참고 길을 돌아 나간다. 이러한 사소한 일상이지만, 바로 이 순간에 도시 정책과 산업 구조가 시민의 일상 경험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몸으로 느낄 수 있다. 연기와 냄새 속에서 걷는 매 걸음이, 미국 사회에서 자유, 산업, 시민 건강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체험인 것이다.

반대로 한국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담배 산업이 민간 기업이 아닌 공기업 구조인 KT&G(과거 공기업이었던 한국담배인삼공사는 민영화되어 현재는 민간 기업으로, 담배 제조와 판매를 주력으로 한다)로 관리되며, 정부가 직접 가격 정책과 규제 법안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적이다. 예를 들어, 담배 가격 인상이나 경고 문구 강화, 특정 제품 판매 제한 등 정책 결정이 국가 주도로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시민 건강과 공공복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는 이러한 구조 덕분에, 법과 조례는 단순한 문서가 아니라 실제 시민 생활 속에서 작동하는 지침이 된다.

한국의 길거리 금연 정책은 매우 체계적이다. 공원, 버스정류장, 놀이터와 같은 공공장소는 물론, 대학 캠퍼스와 주요 상업 거리까지 금연 구역이 확대되어 있다. 심지어 일부 지자체에서는 역사적·관광적 거리나 시장 안쪽 골목까지도 금연 구역으로 지정해, 시민과 방문객 모두가 쾌적한 환경에서 걸을 수 있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과태료 부과와 단속도 병행되어 실효성을 높인다. 경미한 위반에도 일정 금액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에, 단순한 권고가 아닌 실질적 억제력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화적 합의와 시민 의식이다. 길거리에서 흡연자를 마주치면, 단순히 눈살을 찌푸리는 정도가 아니라, 지나가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조금만 참아 달라’며 비언어적 혹은 말로 된 사회적 압력을 전달한다. 때로는 손짓이나 표정, 짧은 경고말 한마디가 담배를 잠시 꺼놓게 만드는 힘이 된다. 이는 단순히 법과 규제만으로는 형성될 수 없는, 한국 사회 특유의 공공 공간에서의 배려 문화이자 시민 간 합의의 결과다.

결국 한국에서는, 길거리 금연이 단순히 규제 정책의 시행 여부를 넘어, 시민들의 일상적 행동과 의식, 사회적 관습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다. 길을 걷는 순간부터 공공 공간의 질과 건강, 서로에 대한 배려가 일상적으로 체감되는 것이다.

이 차이는 단순히 법적 규제 여부를 넘어선다. 미국에서는 자유와 산업 보호가 최우선으로 작동하며, 비흡연자와 시민 건강은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린다. 한국에서는 시민 건강과 공공 안전이 우선되어, 길거리 금연이 법과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결국 같은 ‘걷기’라는 행위도, 도시와 정책, 시민 문화의 차이로 인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된다. 뉴욕에서는 걷는 내내 연기와 냄새를 피해야 하는 ‘숨 고르기 모험’을 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걷는 순간 자체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쾌적하다. 이 단순한 경험이 보여주는 것은, 도시와 정책, 자유와 공공 건강이 얼마나 촘촘히 얽혀 있는가 하는 사실이다.


길 위의 사유: 자유와 권리의 경계

뉴욕을 걸을 때마다 나는 길거리에서 담배와 마리화나 연기를 피해 숨을 고른다. 처음에는 단순한 ‘숨 고르기’의 행위라고 생각했지만, 곧 깨달았다. 도시 공간은 단순히 건물과 도로, 신호등으로 이루어진 물리적 환경이 아니라, 정책과 역사, 사회적 합의, 산업 구조, 시민 의식이 얽힌 살아 있는 구조물이라는 사실을. 담배 연기 한 모금, 마리화나 냄새 한 자락에도 도시의 정치적·경제적 힘과 사회적 선택이 배어 있음을 나는 몸으로 느낀다.

이것은 단순히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와 공공성, 산업과 건강, 개인과 사회가 맞물린 현대 도시 삶의 문제다. 내 앞을 지나가는 한 명의 흡연자가 내 건강과 공공 공간에서의 자유를 잠식할 수 있다면, 우리는 과연 어디까지 개인의 자유를 허용해야 하는가. 마리화나 합법화 이후 이러한 질문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길거리 연기와 냄새가 뒤엉킨 공간에서, 나는 매 순간 ‘도시와 시민, 공간과 권리’ 사이의 균형을 몸으로 느끼며 걸음을 옮긴다.

한국의 상황은 사뭇 다르다. 길거리 금연은 단순한 규제가 아니다. 시민의 생활 습관과 문화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사회적 장치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 곧바로 시선과 지적이 뒤따르고, 시민 건강을 보호하려는 법과 사회적 관습이 동시에 작동한다. 놀이터, 공원, 버스정류장, 상업 거리까지 금연 구역이 확대된 것은 단순한 정책 시행만으로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시민들이 서로를 배려하며 공공 건강을 지키는 문화를 만들어낸 결과다.

같은 ‘걷기’라는 행동이지만, 경험은 전혀 다르다. 뉴욕에서는 매 걸음마다 연기와 냄새를 피하며 방향을 바꾸고 숨을 고르는 것이 일상이 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기 속을 걸으며,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않고도 호흡할 수 있다. 이 차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정책적 구조, 시민 의식, 도시 문화가 일상 경험을 얼마나 깊게 바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 속에서 나는 도시가 사람들의 행동, 건강, 심리적 경험까지 형성하는 방식을 느낀다. 길 위의 연기와 냄새, 그 사이를 헤엄치며 걷는 경험은 단순한 불편이 아니라, 도시와 시민, 자유와 공공 건강, 개인과 사회가 서로 맞물린 현대 도시의 미시적 실험장을 목격하는 순간이다.

길거리 연기와 냄새는 내게 단순한 불편을 넘어, 도시와 사회, 인간의 권리에 대한 깊은 사유를 남겼다. 매일 걷는 길 위에서 나는 묻는다. 공공 공간에서 자유와 권리는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개인의 권리가 다른 사람의 건강과 권리를 침해할 때, 우리는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이 단순해 보이는 질문은 현대 도시 사회의 가장 근본적이고 복잡한 문제와 맞닿아 있다.

뉴욕과 한국의 길거리 경험은, 정책과 도시 설계가 시민 삶 속에서 얼마나 구체적이고 체감적으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산 증거다. 뉴욕에서는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담배와 마리화나 연기를 피하고, 숨을 고르기 위해 골목길로 방향을 바꾸거나 빠른 걸음을 선택해야 한다. 매 순간 ‘내 권리’와 ‘타인의 권리’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몸으로 경험하며 걷는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피우지 않는 사람의 권리가 우선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길거리 금연 구역을 걸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법과 정책뿐만 아니라 시민 의식과 사회적 관습이 함께 작동할 때, 공공 공간은 건강하고 쾌적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길 위에서 숨을 고르며 걷는 경험은 단순한 몸의 움직임이 아니다. 그것은 도시와 사회, 자유와 권리, 공공 건강과 산업 이익 사이의 균형을 몸으로 느끼는 실험이다. 매 순간 선택과 판단이 뒤따르고, 그 선택은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권리와 안전에도 영향을 미친다. 연기와 냄새, 그리고 이를 피하려는 몸의 움직임은 결국 현대 사회에서 자유가 어디까지 허용되고, 권리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직접 체험하게 한다.

뉴욕과 한국, 두 도시를 걸으며 나는 깨달았다. 자유와 권리, 건강과 안전, 시민 생활과 산업 이익 사이의 균형은 단순한 논쟁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걷는 길 위에서 끊임없이 경험하고 선택해야 하는 문제라는 것을. 길 위의 사유는, 도시 설계와 정책을 넘어 인간과 사회, 삶의 방식 자체를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걷는다는 단순한 행위가 이렇게 복합적이고 심오한 성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은, 도시가 단순히 건물과 도로의 집합이 아니라, 인간과 권리, 자유와 공공성, 사회적 상호작용이 얽힌 살아 있는 실험장임을 말해준다. 매 걸음마다 숨을 고르며 나는 도시와 사회, 그리고 인간 존재에 대한 생각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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