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편) 떡상한 퇴폐 미술

by 슈퍼T

1937년 나치 독일 시절 독일 뮌헨에선 한 미술전을 개최하는데, 그곳에 걸린 작품의 화가들은 칸딘스키, 피카소, 뭉크, 샤갈 등 현재 유명한 화가라 칭송받는 이들의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독일에선 이 미술전의 제목을 무엇이라 했을까요? 바로 퇴폐 미술전이었습니다. 작고 낡은 미술관 안에선 이 작품의 설명을 보면 이 그림이 왜 저질이고 질이 나쁜 것인지 설명하는 안내문도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히틀러에게 퇴폐라는 것은 '순수하지 않은 것'을 의미했다고 합니다. 이를 미술 작품에도 적용시켰던 것입니다.


그 당시 독일은 자신들의 이념에 맞는 정치적 정당성을 위해 모든 분야에 걸쳐 자신들의 프로파간다를 선전하는 도구로 이용을 많이 했습니다. 아리아인이 가장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인간이며 그런 우수한 아리아인인 독일인이 세계를 지배해야 세상이 유지될 수 있다는 믿음을 독일 민중들에게 설파했습니다.


그들의 프로파간다를 선전하기 위해 이용했던 과학분야에선 다윈의 진화론을 왜곡시키는 학문들이 등장합니다. 다윈의 사촌이라 알려져 있는 프랜시스 골턴이 우생학을, 허버트 스펜서가 진화론을 사회학에 도입해 사회진화론을 만들어낸 대표적인 사례들입니다. 아리아인이 다른 어떤 인종들보다 우수하다는 과학적인 증거인 양 앞세우며 자신들의 나치즘의 생각과 유대인 및 소수인의 대학살 등의 행동들을 정당화하는데 이용했습니다.


예술분야도 마찬가지로 그들의 프로파간다를 위해 이용됐습니다. 독일의 우수성을 보여준다고 주장하는 그림을 최고로 지정하고 그 외의 그림들은 독일의 순수성과 우수성을 타락시킨다며 퇴폐 미술로 전락시켜버립니다. 독일이 독일답게 우수하고 뛰어난 작품이라 생각하는 작품들은 일명 고전주의라 불리는 양식이었습니다. 고전주의는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처럼 조화와 균형미가 뛰어나 누가 봐도 잘 그리고 아름답고 안정적인 느낌을 주는 그림들을 말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그리고 라파엘로의 작품들이 고전주의 양식에 속한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지금의 현대미술(모더니즘)이 오는데 과도기적 과정을 거쳤던 19세기와 20세기 초의 화가들(피카소, 칸딘스키 등), 즉 질서와 균형을 무너뜨리고 작가 개인의 철학과 예술관이 담긴 형이상학적인 그림들을 나치는 퇴폐 미술로 전락시켜버립니다. 나치 정당에게 모든 분야의 것들의 존재 의의는 독일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과 헌신이 최우선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정치적 정당성을 위해 입맛에 맞게 왜곡시키고 단절 및 분리시킴으로써 마치 선과 악으로 명확하게 국가가 나서서 대중들에게 세뇌시키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펼쳤습니다. 그 결과 그 당시 퇴폐 미술전을 관람했던 독일인들은 전시된 작품들을 비하하고 조롱하기에 바빴다고 한다. 언론과 미디어도 이에 동참합니다.


그런데 현재에는 그 작품들을 보며 사람들이 감동하고 그 그림의 예술가들을 천재라 떠받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과 비교해보면 참 아이러니합니다. 그때와 지금은 무엇이 달랐기에 이렇게 상반된 시선이 되었을까요?


현대의 주류 미술은 모더니즘이라 불립니다. 유명한 미술평론가들이나 대부분의 유명한 화가들은 이 해석하기 어렵고 난해한 모더니즘에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은 사회의 주류들이 그렇다고 하면 그렇다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입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전체주의의 폐해를 뼈저리게 겪었고 우리의 교육 수준 및 생활 수준도 크게 향상되어 과거에 비하면 주류층에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성향이 덜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들이 시대적 상황과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상대적인 것들 임을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요.

작가의 이전글문화 편) 라면이 소울푸드가 된 사연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