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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Oct 10. 2022

격리 마지막 날 휴일에 주부.. 휴대폰을 멀리해봤다.

스마트폰 없었을 때 난 무엇을 오래 했었을까?

격리 마지막 날. 휴일이지만 격리 기도 하고 둘째가 내일 시험이라 집에서 쉬었다. 코로나 기간에 책 읽거나

글쓰기도 했지만 영상을 보는 일이 잦았다. 누워서 뒹굴거리다 보니.. 몸은 회복되었어도 깊이 생각하는 활동은 부담되기도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웃을 만한 예능을 보곤 했다. (알고리즘은 나를 계속 붙잡아 보기도 했다. 내가 머무른 것이지만) 그러다가 영어 공부를 하려고 본 영상에서 채널 유튜버는 핸드폰을 멀리 하기 위한 방법들을 여러 가지 소개했다.


일하는 책상이나 모니터가 아닌 등 뒤편,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휴대폰을 두기, 알람은 무조건 시계로 맞추기(휴대폰 x), 특히 아침 시간에 자극적인 영상들을 먼저 보면 하루 자체가 지루해지고 무기력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메일 체크나 소셜 미디어 등은 조금 미뤘던 틈 나는 시간,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 등등. (오전 시간 주의)


격리 마지막 날 실천에 옮겼다. 일단 오늘 알람은 따로 필요하진 않았다. 일어나자마자 메시지를 확인하지

않고 잠깐 누워서 하루를 위한 조용한 시간을 가졌다. 식사를 하고 책을 꺼내 들었다. 확실히 영상보다 텍스트로 시작하니 집중도가 올라갔다. 그러다 어느덧 지루함, 심심해지는 시간이 찾아왔다. 괜히 핸드폰을 찾게 되었고 다른 것을 하려고 하니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진짜 무엇을 할지 그 순간 멍해졌다.)


다시 책을 바꿔보기로 했다. 이번엔 영어성경도 들춰봤다. 2장쯤 읽고 이번에 빌려온 문학책을 읽고 계속 책만 읽으니 머리를 식히고 싶었다. (머리도 식힐 겸) 를 마시는 와중에 해야 할 일이 생각났다. 정리정돈 주방과 냉장고 전 후 사진을 찍어 올려야 하는 과제. 미루다가 코로나에 걸려서 또 미루고 점점 더 하기 싫어졌다.


밀린 두 가지를 하자니 자꾸 회피하고 싶어졌다. (아마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면 오늘도 하지 못했을 두 가지. 막판에 몰아서 어쩔 수 없이 했겠지.)

전에 하기 싫을 땐 10분만 하자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하라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냥 다 하지 말고 한쪽만 정리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해봤다. 하다 보니 수납용품 온 것을 사용해보고 싶어지고 자석 칼 걸이를 달았다. 칼을 붙이니 깔끔해지고 흩어져있던 냄비들을 냄비 수납통에 옆으로 넣었다. (갑자기 한편에 여유 공간이 생겼다.)


10분이 20분이 되고 그렇게 1시간쯤 지나니 조금씩 티가 나기 시작했다. 티가 나니까 기분이 좋아졌다.


점심 먹고... 오후엔 냉장고를 열어서 배열(위치)만 해보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일단 코로나라서 장을 거의 못 봤고 이미 전보다는 많이 비워진 상태였다. 냉동실은 2주 전에 싹 다 치우고 그냥 둔 상태. 같은 종류끼리 수납통에 담기만 했다. (끼리끼리 담기만 했는데 뭔가 정리된 느낌이 났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으니 시간 여유가 많았다. 정리를 마치고 쉬다가 영어공부를 했다. 동행 일기도 적고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오늘의 브런치를 쓰기로 했다.


안 좋은 습관을 만드는 건 하루 이틀이면
금방 형성되는데 틀어진 습관을 다시 제자리로 돌리는 건
의식적인 수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미디어를 10년 넘게 끊었던 적도 있었다. 누구 집에 가지 않는 이상 티브이를 보지 않으니... 어느 날 (몇 년 만에 본) 배우들이 늙어 보여서 놀랐던 기억이 있다. 어느덧 10년 넘는 시간이 무색하게 영상에 점령을 당했고 금방 영상에 익숙해졌다. 유튜브는 알고리즘을 연결시켜주기에 빠져들기에 훨씬 더 쉽다.

꼭 필요하고 가끔 기분을 전환할 정도, 영어 공부에 필요한 영상, 몇 가지를 정해서 보고 앞으로는 절제를 해볼 계획이다.


생산적이고 의미 있는 것들에 투자할 시간이 많아질 것 같다. 코로나 기간에 누군가는 자기 성장을 이루었고 누군가는 안주하게 되거나 오히려 퇴보를 이룬 것은 아닐까? 정신이 번쩍 든다.


3년이라는 시간. 무언가를 이룰 수도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물론 그 시간에 했던 도전과 작은 성취들은

있었지만 작정하고 지속적으로 해온 것들은 별로 없었던 게 아쉽다.


#핸드폰중독 #유튜브 #미디어자제 #절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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