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Nov 01. 2022

필사 모임.. 눈이 부시게

나의 밝은 목소리도 미안해지는 때가 있다.

이번 글 필사 모임에 올라온 글


시나 에세이 구절이 아니었다.


드라마는 잘 보지 않지만 지인 추천으로 보게 된 드라마...

감동의 여운이 오래 남았었다.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일깨워 준 대사...

이 대목이 인상 깊어 기억하려고 했었다.


필사에 올라온 글을 보고 반가웠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의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매일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눈이 부시게' 대사 중... >


둘째가 간장게장을 맛깔지게 먹는 모습을 지켜봤다.

보는 나도 먹어볼까? 생각 들게 먹는 아들.

큰 아이가 자기 전 인사하러 와서 '엄마, 아빠. 잘 자요. 사랑해요...' 하는 말이 오늘따라... 선명하게...

다르게 들렸다.


이도 안 닦고 잠든 딸. 깨우니 눈 비비며 일어나

화장실 가는 막내의 기우뚱 뒷모습... 귀여웠고

그 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 먹는데 만날 못 일어나서 늦게 나오는

남편에게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만날 똑같아 보이는 오늘만의 특별함.


손에 아토피가 심해진 사진을 보내온 친구.

스트레스와 마음의 힘겨움, 불안으로 심해진

피부질환. 턱 주변까지 심해진 친구의 사진..


전화를 받기 어려운 마음이라 했다.

너가 전화 가능할 때 (언제든) 통화하자 하고 끊었다.

친구에게 오늘의 필사를 보내주고 싶지만

그 조차도 망설여진다.


기다려야지... 


무언가 도와주고 싶었던 과거를 보낸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음을 깨닫는다.

기다려주고 곁에 존재함을 넌지시 알려줄 수

밖에 없다.


전화 목소리가 밝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때론 힘든 누군가에겐... 나의 밝은 목소리도

약간 미안해지는 때가 있다.


#눈이부시게 #평범한일상 #행복 #위로 #기다림


지금. 친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일상을 살아가기에 친구 생각은 문득 날 뿐이다.

마음 한켠에 있지만 난 오늘의 길을 가야 한다.

연락을 잘 하지 않는다고 너를 잊은 건 아니다.

내가 현재를 살아야 친구를 더 건강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걸....








매거진의 이전글 사고소식에 마음이 먹먹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