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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Nov 03. 2022

남편의 차 사고..

기사에도 나왔다.

남편이 퇴근 후 조용히 안방에 들어와 조심스럽게 문을 꼭 닫는다. 놀라지 말라고 하면서 하는 말이...

"오늘 오전에 차사고가 났는데 회사 차로 이동하던 중 나는 뒷자리에 있었고... 버스랑 부딪혔는데 그 버스가 앞 차들까지 박아서 4중 추돌이 일어났었어. 나는 다행히 괜찮고 사망자는 없고 두 번째로 박힌 차량이 제일 손상이 컸어. 괜히 전화로 말하면 놀랄까 봐 전화 안 했어."


그 이야기를 듣고 얼마 전 핼러윈 사고로 충격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로 마음이 쉽지가 않았다.

남편이 크게 다치지 않고 괜찮은 것이 다행이었다. 


기사로 찾아보니 6중 추돌사고로 나오고 큰 부상은 없고 10명 정도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고... 고속도로에서 6중 추돌사고인데 그만한 게 천만다행이다.


사고가 순식간에 나서 놀랐다고 한다. 사망자는 없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조금씩 마음도 괜찮아졌다.


갑자기 남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생각나서 다시 남편에게 갔다. 생각나면 미루지 않고 말하는 성격이라...


"여보. 별일 없어서 너무 다행이고 감사한데... 혹시라도 다치거나 장애가 생기는 일이 만에 하나 있었더라도.. 나 끝까지 당신 옆에 있고 내가 돌봐줄 거니까 걱정하지 말아. 알겠지?"


남편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무 말이 없이 내 얼굴을 쳐다봤다. 더는 묻지 않았다. 진심이긴 했지만 갑자기 뜬금없이 이야기를 했고... 다시 방문을 닫고 들어갔다.


여러 가지 이유로 헤어질 수도 있는 부부라지만 나이 들어서도 끝까지 함께 할 수 있는 사이가 부부니까...


언제 한 번은 남편에게 뜬금없이 말했다. "나는 큰 소원은 없고 나이 들어서 치매 안 걸리면 좋겠어.

그 기도는 내가 요즘 들어하게 되더라. 애들이랑 당신 고생시키고 싶지 않아."



서로의 나이 들어감을 받아들이고
함께 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문득 당연하지 않은 참 귀한 거구나 느낀다.
이 세상에 사실.. 당연한 건 없다.


남편에게 종종 말한다. "여보. 나를 위해서라도 너무 일찍 가면 안 돼. 약속해. 알겠지?"


#남편 #부부 #사고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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