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실망을 한 기억은 생각이 안 나는데요. 약간 그 사람의 약점이나 실수를 보면.. 어딘지 인간미가 느껴지고.. 원래 사람은 강점도 있고 뭐... 저를 봐도... 보완할 점이 있잖아요. "
그가 다시 물었다.
그: " 안 좋은 점이 보이면 실망하게 되고 불편해져요. 상처받게 되고요. "
나: "음.. 직설적으로 말하거나 이기적인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적은 있었던 거 같긴 한데... 글쎄요. 전 사람에게 큰 기대는 안 해요. 그냥 공감하고 이야기가 통하면 그게 좋아요. 나를 무시하거나 나와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경우 말고는 다른 거는... 그 사람의 개성이라고 생각해버리는 편이에요. "
생각해 보니.. 한 친구도 그랬었다. 누군가를 만날수록 그 사람에게 실망하게 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생각한 사람이 아니었어.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 아니더라고...."
똑같은 사람이 갑자기 싫어하지는 건 왜일까?
궁금해졌다.
그가 원래 완벽했다가.. 점점 안 좋게 변하는 것도 아니고....
어쩌면... 그건 내가 그 사람을 완벽한 사람으로 이상화시켰기 때문이 아닐까?
그 사람의 좋은 면만을 보려 했고.. 내 나름의 기준으로
그를 끌어올렸던 건 아닐까?
관계 내에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따르는 관계라면.. 결국 일방적인 관계가 되고 의존적이 된다. 건강한 관계로 지속되지 못할 것이다.
사실... 내가 가장 부담스러운 사람은 이런 사람이다.
1. 갑작스럽게 훅 나에게 다가오는 사람
2. 나를 너무 좋은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고 이상화시키는 사람.
가면 증후군이란 것이 있다고 한다. 남들이 나를 (실제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여기고... 나는 불충분한 사람, 부족한 사람이라서, 나의 정체가 드러나면 모두 나에게 실망할 거라는 생각을 하는 증상.
어쩌면 가면 증후군은 상대를 지나치게 이상화시키는 사람들에 의해 강화되는 건 아닐까?
난.. 완벽한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 않다.
그냥 상대방을 그 자체로... 약점과 강점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바라보면서 함께 성장해나가는 관계를 원한다.
자꾸 계속적으로 사람들에게 실망하게 된다면.. 그건 그의 문제가 아니라 어쩌면 내 문제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