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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Nov 10. 2022

건강검진 다 못 끝냈다.

또 가야 한다.

5주 전 코로나 확진으로 미뤄진 건강검진.

연말이라 날짜가 없어서 겨우 오늘 오후로 잡혔다.

어젯밤 10시부터 금식해서 오늘도 아침과 점심 금식.

물도 14시간 못 마심 ㅠ



초음파 검사들이 오래 걸려서 물어보니

금식 시간도 길고 물을 안 마셔서 장기들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마른 체형 덜 보이는 편

이라 하신다.

역시 2끼 금식 여파가 컸다.


기력도 없는데 다른 검사하고 다시 또

하러 오라고 해서 (검사 미완료됨)

내시경을 가려던 중.

간호사가 그전에 채혈을 하고 오라고 했다.


채혈 후 가니..  물을 정수기 옆 작은 동그란 종이컵으로

10잔을 마시고 오란다.

"지금요? 저 마시면 안되지 않나요?"

지금 검사 중인데 마셔도 되냐고

물으니 그래야 검사 가능하다고 알려준다. 

된다고...

차트도 보고 말하니깐 알겠다 하고 갔다.



10 잔을 마시고 갔는데 30분 기다렸다 복부초음파를

 다시 하자고 해서...


"거기서 내시경 끝나고 다시 오라고 했는데요?"


말하니 간호사가 놀라서 다시 차트를 살핀다.


아뿔싸...


내시경을 한 줄 착각을...  


이미 물은 마셨고... 급히 사색이 된 간호사가

내시경 쪽으로 전화를 돌리지만...

내시경이 가능할 리 없다.

검사 다 안 했는데 마셔도 돼요?

내가 물었을 때 간호사가 확인을 안 한 거다.


호사: 그거 마셔야 되어요... 그래야 검사 가능하거든요...

확신이 가득했던 그녀...


아차! 대박 실수한 간호사. 초보 간호사 같았다.


남편이 나 픽업 겸 오후에 애들 챙겨야 해서

휴가까지 내고 왔건만...


예기치 못한 대형실수.. 순간 나도 눈물이 올뻔.

기운도 없고 다른 날 다시 금식하고 여길 와야 한다니..


화낸다고 돌이킬 수도 없고 간호사가 당황해서

미안하다고 니... 그냥 넘어갔다. 쿨병인가?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맞춰달라고 함.


미안하다고 자기가 큰 실수 해서 어쩌냐고

하는데... 화를 내서 달라질 것도 없고

화를 참은 것도 있지만 오후 4시 가까이 지친

상태라 뭐라고 말할 기운도 없었다. ㅠㅠㅠ


다시 토요일에 이른 아침에 잡혔다.


차 안에서 (그 상황을) 남편에게 말하니깐..

기도 이미 일어난... 어쩔 수 없는 일에는

 내봐야 의미가 없어서 받아들였을 것 같다고...


남편 왈: 당신 덕분에 4시간 자유시간이 좋았어.

맛난 거 사 먹고 오래간만에 여유 즐기며 힐링했지.


<바보같이 화도 안 냈어? 가만히 있었어?라고 말하는

남편이 아니어서 감사했다. 그랬다면 더 기분이 안

좋았을 텐데...>


나: 난 사과하고 잘못 인정하는 사람에겐 화가 잘 안 나.

      부인하거나 딴 소리하면 나도 화냈지.


다행히.. 남편은 내 덕에 오랜만에 휴가 내서 괜찮았구나.

남편의 행복하고 여유로운 표정을 보니 진짜인가 보다.

오면서 실수 이야기로 대화가 이어졌다.


나: 당신도 회사에서 실수해?

남편: 가끔 하지.

나: 신혼 초에 시트지 붙일 때 끈끈이 안 떼고 물 묻혀서 붙여놓고 안 붙는다 했던 거 기억나?

남편: 내가 그랬다고? 진짜?


나: 그 정돈 아무것도 아닌 거지. 귀여워 웃을 일이고.. 난 어린이용 지능검사 계산을 실수해서.. 평범한 아이인데 그 아이는 (지금까지) 자기 머리 되게 좋은 줄 알고 살 거야. 대박 실수했지.

상담소 인턴 상담원 때..



오늘 일은 별 일 아니다.

지나고 보면... 순간만 지나면...

나한테 치명적인 해가 있었던 건 아니지

않나...


그나저나 검사 결과가 잘 나왔으면 좋겠다.

치아는 관리 잘했다고 칭찬받았고

오는 길 커피우유 먹으면서 기분 좋게 왔다.


저녁엔 맛난 거 시켜먹기로 했다.


실수는 실수 일뿐... 지나면 아무 일도 아니다.

나도 한번씩 실수하니까...


#실수 #건강검진 #내시경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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