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Dec 14. 2022

쉿. 나 아픈거 언니한텐 절대 비밀이다!

슬픔 + 속상 + 서운

동생이랑 통화 중에 동생이 망설인다.

동생: 언니... 아니다. 엄마가 말하지 말라고...


나: 왜? 


동생: 어쩌지? 말해야 하나?


나: 중요한 거면 하고... 말하기 곤란하면 하지 않아도 돼!


망설이는 동생...


나: 중요한 거야? 안 좋은 일은 아니지? 곤란하면 안 해도 되고..


동생: 안 좋은 일.


나: 엄마한테? 그럼 나도 알아야 할 듯.


동생: 엄마가 피부가 곪아서 병원 가셨는데 그 부분이 조금.. 괴사라고 했대. 그 부분이.. 한 군데도 또 그렇고.. 부위는 작지만... 지난달 건강검진에선 별 이상 없으셨는데...


나: 정말? 괴사면 큰 일인 것 같은데.. 원인을 찾아야지.


치료받고 계신다고 한다. 그렇게 중요한 이야기를 언니한텐.. 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하니 서운함도 올라오고 걱정도 되고...

엄마한테 갑자기 왜?


나: 근데 엄마가 왜 말하지 말라고 하신 거야?


동생:... 어... 엄마가 언니가 괜히 걱정할까 봐.


나: 근데 이건 빨리 알아야 되는 거고 모른다고 나아지는 게 아니잖아.


동생: 언니가 애들 챙기느라 바쁘고... 형부도 허리 아파서 신경 쓰는 일 많다고...


나: 가족인데.. 빨리 큰 병원 가서 원인을 찾아야는데.. 걱정이네.

.

.

.


나: 엄마가 나를... 많이 여리고 나약하다고 느끼시는 건가? 왜 그러실까? 난 잘 모르겠어. 다 알게 될 일인데 나중에 아는 게 더 충격이고 더 마음이 아플 것 같은데... 엄마가 그런지도 모르다가 알게 되면..


동생이 난처한 듯 갑자기 이런 말을 한다.


동생: 엄마는 나를 만만하게 생각하시고 언니는 나보단 어렵대. 맞는 말 할 것 같아 눈치도 보이시는 거 같고..

언니는 똑똑하게 생활하고 그러니까..


나:  난 솔직히...  그런 소리는 엄마랑 너한테만 들어.

언니 주변에선 어리바리하고 그런 이미지인데... 엄마는 왜 내 눈치를 보실까? 내가 엄마한테 말을 막하는 것도 아니고... 왜 항상 마지막에만 알게 되는 건지...

엄마의 마음을... 언니는 잘 모르겠어.


<모른 척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동생>


진짜 모르면 모를까.. 모른 척해야 하는 상황인가?


그러다.. 밤에 갑자기 눈물이 났다. 10분 펑펑 울다

잠이 들었다.


내 감정보다 지금 엄마의 마음과 건강이

훨씬 더 중요하고 시급하다.


(궁금증)

나에게 문제가 있는 건가?

주변에선 나에겐 무슨 말을 해도 이해해줄 것 같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엄마는 내가 불편하신 건가? 불편한 거랑 싫은 건 다른거니까 분리하자. 동생보단 덜 편하실 순 있다.


헷갈린다.

엄마는 나를 약하게 보시는데 또 내가 바른말을 해서

눈치가 보이신다고 하셨으니...?


나를 걱정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말씀을 못하실 만큼

나를 약한 사람으로 보시는 걸까? 그럴 가능성도 있다.

난 약하지 않은데... 용기도 있는데...

사실... 엄마는 당신의 약함을 나를 보며 투영하시는

걸지도 모른다.


고민 때문에 잠을 못 잔 적도 없고 누구를 의지하는

성격도 아니고 그저 평범한 사람일 뿐인데..


결국 엄마께 톡을 보내고 깊이 잠에 빠졌다.




엄마랑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엄마를 바꿀 수 없고 그러기엔 나에게...

엄마의 존재가 크다. 살아계신 것만도 감사한 존재.


치료부터 빨리 진행해야지. 별일 아니기를...


#엄마 #동생 #관계 #치료 #속마음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이 뿔났다. 이유를 알고 더 놀랐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