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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레즌트 Dec 21. 2022

내향인들끼리만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I는  I를 알아본다.  내향인들의 대화.

내향인이고 소수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가 종종 있다. 외향인의 매력과 에너지가 가끔 부담되긴

하지만 만나면 느껴지는 활기참과 밝음을 좋아한다. 친한 친구들은 외향인 대 내향인이 반반 섞여 있지만

지난주와 이번주엔 우연히 내향인들로만 구성되어 이야기를 나눌 일이 생겼다.


알아간지 얼마 되지 않은 선생님 두 분과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가지 않지만 일단 한 사람 한 사람의 말에 모두 조용히 집중하고 끄덕인다. 

리액션은 크지 않지만 조용히 지긋이 듣고 있는 눈빛이 느껴진다. 중간에 질문이 더 들어갈 때도 있다.

침묵도 대화의 쉼이자 여유이다. 한 사람의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혹시라도 중간에 멈추게 했다면... 다시 기회를 당사자에게 준다.


이때 오간 대화는 이랬다.


"나는 내가 잘 살고 있는지 한 번씩 물어봐요."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까?"

"전엔 여리다고 생각했는데 내면이 강해졌는지 지금은 (주변에서) 소신 있다고 해줘서 고맙더라고요."

"조용히 생각하는 시간을 즐겨요. 기도도 혼자 하는 게 좋아요."

"친하면 조용히.. 가만히 옆에만 있어도 그냥 좋아요.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요."

"문득 생각해요. 내가 가는 길이 정말 나의 길일까?"

"철학시간을 좋아했어요."

"주로 듣는 편이에요."


<잠시 우리들의 조용한 대화가 궁금하셨던 외향인 **선생님께서 오시더니 신기하게 바라보신다.>

**선생님: 셋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조용하게 하고 있어?


개인적인 고민들도 나누고 강아지 이야기가 나와서 서로의 강아지 사진을 보며 주며 공감하고

행복해하며 대화가 쭉 이어졌다. 강아지들의 사랑스러움에 공감하면서...




오늘 일터에서 만남이 있었다. 청소년 강사 특성상 외향인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걷다 보니 우연히 내향인들만 뒤에 모이게 되었다.

내향인인지 묻진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그 짧은 15분의 시간... 오간 대화는 이렇다.


두 분이 먼저 이런 대화를 꺼내셨다. (두 분은 초짜 강사인 나를 배려해서 은은하게 나를 챙기신다.)


<두 분의 대화에 끄덕이며 듣게 되었다.>


첫 질문은 내가 드렸다. "선생님들은 이 일을 하시면서 어떠셨어요? 처음에 긴장되지 않으셨나요?

참 귀하고 의미 있는 일이잖아요. 이 일이..."


(선생님들의 답변 일부)

"저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저랑 맞는지 고민했어요. 일은 하고 싶은 일인데 내가 이 일에 적합한지를

계속 생각했어요."

"어머. 저도요? 내가 차분하고 조근조근해서요. 에너지 있고 밝은 선생님들과 달라서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했어요."

"어머. 나도 그랬어요. 아이들 하나하나의 말을 듣고 아이를 기다려주고 싶은데 진행도 해야 하니

쉽지 않았어요.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기가 미안했어요."

"옆 방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는 소리, 활기찬 에너지의 목소리를 들으면 내가 재미없게 진행을 하는 건가? 혼자 고민했어요. 꽤 오래... 지금은 이 일에 스며들어 감사하며 일하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 선생님들의 고민이 무슨 의미인지 느껴졌다.


나: 선생님. 에너지 있고 활기찬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차분하게 설명해야 할

순간들도 있잖아요. 선생님들만의 색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들 말씀 들으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우리는 그냥 각자가 다르고 자기만의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아. 선생님들 혹시 내향인이신가요?


두 분이 나를 쳐다보시며... "네. 우리 내향인에요."


나: 저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선생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고요. 우리는 우리만의 색을 녹여내면 되죠. 꼭 활달하게 진행해야 재밌는 건 아니니까요. 다정하게 차분하면서 재밌게 하면 되죠.

재미가 다소 적더라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더 중요하고요."


헤어질 때 한 선생님께서 나에게 연락처를 물어보시면서.. 초반에 힘들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라고 하셨다.

아. 이 얼마나 감동인지... 조용하게 배려적이고 따스하신 선생님의 연락처를 저장하고 왔다.


내향인들끼리 만나면 내면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빨리 나온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 낯설고 어색할 때도 있지만 상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주로 리스너지만 리스너들끼리 만나면 내 이야기를 꺼내는데 망설이지 않는다.


#내향인 #대화 #조용 #차분 #소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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