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향인인지 묻진 않았지만 알 수 있었다. 그 짧은 15분의 시간... 오간 대화는 이렇다.
두 분이 먼저 이런 대화를 꺼내셨다. (두 분은 초짜 강사인 나를 배려해서 은은하게 나를 챙기신다.)
<두 분의 대화에 끄덕이며 듣게 되었다.>
첫 질문은 내가 드렸다. "선생님들은 이 일을 하시면서 어떠셨어요? 처음에 긴장되지 않으셨나요?
참 귀하고 의미 있는 일이잖아요. 이 일이..."
(선생님들의 답변 일부)
"저는 이 일을 시작하면서 저랑 맞는지 고민했어요. 일은 하고 싶은 일인데 내가 이 일에 적합한지를
계속 생각했어요."
"어머. 저도요? 내가 차분하고 조근조근해서요. 에너지 있고 밝은 선생님들과 달라서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했어요."
"어머. 나도 그랬어요. 아이들 하나하나의 말을 듣고 아이를 기다려주고 싶은데 진행도 해야 하니
쉽지 않았어요.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하기가 미안했어요."
"옆 방에서 들려오는 아이들 웃는 소리, 활기찬 에너지의 목소리를 들으면 내가 재미없게 진행을 하는 건가? 혼자 고민했어요. 꽤 오래... 지금은 이 일에 스며들어 감사하며 일하고 있어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선생님들의 고민이 무슨 의미인지 느껴졌다.
나: 선생님. 에너지 있고 활기찬 것이 좋을 때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친절하고 차분하게 설명해야 할
순간들도 있잖아요. 선생님들만의 색이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선생님들 말씀 들으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우리는 그냥 각자가 다르고 자기만의 매력이 있는 거 같아요.
아. 선생님들 혹시 내향인이신가요?
두 분이 나를 쳐다보시며... "네. 우리 내향인이에요."
나: 저도 그렇거든요. 그래서 선생님 말씀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고요. 우리는 우리만의 색을 녹여내면 되죠. 꼭 활달하게 진행해야 재밌는 건 아니니까요. 다정하게 차분하면서 재밌게 하면 되죠.
재미가 다소 적더라도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게 더 중요하고요."
헤어질 때 한 선생님께서 나에게 연락처를 물어보시면서.. 초반에 힘들면 언제든지 연락을 주라고 하셨다.
아. 이 얼마나 감동인지... 조용하게 배려적이고 따스하신 선생님의 연락처를 저장하고 왔다.
내향인들끼리 만나면 내면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빨리 나온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 낯설고 어색할 때도 있지만 상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주로 리스너지만 리스너들끼리 만나면 내 이야기를 꺼내는데 망설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