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프레즌트 Dec 28. 2022

너희가 특강비 내면 어때?

딜을 하는 아이는 누구였을까?

아이들이 통장에 저금을 한다. 아이들은 모으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집에 금고도 있어서 거기에 세뱃돈과

생일 축하용돈 등을 모은다. 수북하게 쌓인 돈을 보다가..

특강비는 아이들이 스스로 내면 어떨까?

생각이 들었다.


먼저 막내에게 물었다.


나: 너 방학에만 미술학원 다녀보고 싶다고 했잖아. 미술학원비를 너가 모아놓은 돈으로 내면 어떨까? 그것도 의미가 있지 싶어. 자신이 배우고 싶은 것을 스스로가 모은 돈으로 내는 거잖아.

막내: 음... 미술학원비를요?

나: 그렇게 비싸진 않더라고. 그리고 너 금고에 꽉 찼어. 여유 있어.

막내: 좋아요. 그럴게요.

역시 막내는 쿨하다.


둘째에게도 물었다.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나: 수학 특강비.. 너가 모은 돈에서 내는 거 어떻게 생각해?

둘째: 음. 나 특강 그냥 안 할래.

나: (당황) 특강 한다면서?

둘째: 그냥 안 할래.

나: 돈내기 싫어서?

둘째: 응.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요. 안 하지 뭐.

나: (요 녀석 장난 아니다 싶음) 저기.. 동생은 자기가 낸대. 형도 아마 그럴 거고... 너 돈 쓸 곳도 없잖아.

둘째: 응. 괜찮아요. 안 해도 상관없어요.

나: (요 고단수 녀석) 진짜 안 해도 괜찮겠어? 반 애들이 다 해서 진도 때문에 한다면서?

둘째: 응. 난 괜찮아.

나: 야. 너 금고에 돈 많더라. 엄마가 3박 4일 캠프도 보내주는데 너도 특강비 내면 나름 뿌듯하고 의미 있지 않을까?

둘째: 아니에요. 안 하고 싶어요.


역시 둘째는 보통이 아니다. 특강을 안 하고 싶은 게 아니고 어차피 엄마가 시켜줄 걸 아니까 이러는 거다.


큰 아이는 약간 당황해했지만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다.


이렇게 우리 집은 둘째의 특강비만 들어가게 될 예정이다. 두 아이는 스스로 충당하기로 했다.

물어보길 잘했다. 한 녀석 빼곤 엄마 승!


ㅡㅡㅡㅡㅡㅡ 3일 후 후기 ㅡㅡㅡㅡㅡㅡ


혹시나 해서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물었더니..


둘째: 응. 그럴게.


나: (잘못 들은 건가 싶어서) 정말???


둘째: 응! 그럴게.


무슨 일인가 싶지만.. 난 둘째 심경의 변화를

격하게 환영한다.



#학원비 #특강비 #용돈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의 고민 괜찮은 걸까?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