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오면 물러나게 되지 않나요?
인정받고 싶고 관심도 받고 싶지만 막상 누군가가 나에게 호의를 표시하면
마음에 부담감이 생겨버리지 않나요?
저는 그런 적이 있어요. 친해지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는데 막상 그 사람이 나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다가오면, 왠지 모르게 뒤로 물러나고 싶고 부담감이 생기는 겁니다.
특히 그 사람이 꽤나 괜찮은 사람이고 나보다 더 나아 보이는 사람인 경우에 더 그렇게 느껴졌어요.
혹시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 있으신가요? 그 이유를 혹시 생각해 봤나요?
저는 잔잔히 생각을 해봤는데요.
처음으로 드는 감정은 '실망 시키고 싶지 않다' 였어요... 나를 너무 괜찮은 사람으로 기대하고 있을 것 같은 거예요. 내 실제보다 훨씬 더 괜찮은 사람처럼 생각했다가 (나에게) 실망하게 될까봐 두려웠던 거에요.
두 번째로는 긴장을 하게 되면서 오히려 부자연스러워지고 상대를 의식하다 보니 (내가 스스로) 힘들어지는 겁니다. (물러나고 싶을 만큼 말이지요.)
사실 그 사람은 나를 잘 모르고 있고 나에게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몇가지가 당신에게 보였을 수도 있고... 자신과 비슷하거나 어딘지 다른 모습에 호감을 조금 느꼈던 것이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겁니다.)
솔직히 상대가 나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지는 않아요. 그리고 그 사람의 기대는 그 사람의 몫이고 나는 그냥 (늘 그래왔듯이) 나인 겁니다. 그 사람이 자신의 기대와 다른 나를 보게 된다면, 실망을 하는 일도 있긴 하겠죠. 그런데 그건 인간관계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들 중 하나고... 나도 누군가에게 실망했다가 괜찮았다가 자주 그러잖아요. (사람에겐 원래 괜찮은 면도 있고 또 아닌 면도 있는 것이죠.)
내가 좋아하는 누군가를 떠올려보세요. 그 사람에게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요?
그 사람이 그냥 그 사람이어서.... 단지 그가 좋았던 것 아닐까요?
인간적인 모습이나 수줍은 모습이 좋았을 수도 있고 편안해 보여서 알아가고 싶었을 지도 몰라요. 단지 그 뿐입니다.
사실... 누군가가 나의 나 다운 모습을 좋아해준다면 그건 반갑고 고마운 일이지 불편하고 긴장되고 뒤로 물러날 일은 아닙니다.
아! 그리고... 내 자신은 그럴 만큼 꽤나 괜찮은 사람이에요. 그걸 믿으세요. 내가 생각보다 더 괜찮은.. 좋은 사람이란 사실을요...
내가 그걸 받아들일 때, 누군가의 호의에 더이상 물러나지 않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