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스테어(Gen Z stare)’를 아시나요? 아래 사진은 요즘 밈으로 한 번쯤 보셨을 영상인데요.
‘젠지스테어’는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의 무표정한 응시를 의미하는 신조어입니다.
질문을 받았음에도 말이나 행동으로 반응하지 않고, 공허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모습이 특징이에요. 이를 ‘젠지 무표정’, ‘젠지 멍 때리기’ 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유튜브와 릴스, 기사 등에서 밈으로도 사용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초등아이들 교회 교사로 8년 차이고 청소년 강사로 활동 중이지만 매번 달라지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세대차이를 조금씩 느끼게 됩니다. 사춘기의 특성이라고 보며 넘기기에는 다른 양상입니다. 마치 못 알아들은 듯한 혹은 답을 해야 하는지 모르는 듯한 느낌인 것이죠. 말하기 싫어요가 아니라 말해야 하는지 모르는 것 같이 느껴진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미디어와 스마트폰 기기를 장시간 사용하고 코로나로 비대면에서 자란 아이들에게 보일 수 있는 특징이라고 합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젠지스테어 아이들에게는 무표정으로 쳐다보는 모습 자체도 아이들에게는 나름의 반응인 것이죠.
이런 모습 이전에도 중학교 2학년은 사춘기 피크 시기로, 학교 선생님들도 엄마와 아빠도 소통이 쉽지 않은 대상이라고들 했습니다. 상담사로 활동할 시기에도, 중학생 아이들은 단답형이거나 모르겠어요를 주로 사용해서 친해지기 전까지는 침묵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죠.
초기 관계 형성이 정말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지금은 이런 특성뿐 아니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모르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세대 간 소통에 더욱 어려움이 따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자칫 공감능력의 결여와 연관 지어 설명되기 쉽습니다. 대화 즉 소통은 서로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하고 사실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감정의 오고 감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관계의 스킬이자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경험을 통해 사회적 기술이 늘어나는 것이지 그것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배우기는 어렵습니다.
스마트폰의 사용을 막을 수는 없지만, 가정 내에서 어려서부터 함께 시간을 공유하고 짧은 시간이라도 대화다운 대화를 하는 기본적인 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요. 저는 중등 딸과 같이 노래를 듣고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시청하면서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나눕니다. 큰 아이와는 역사나 시사 관련 이야기를 주로 듣고 질문을 하고 있고요. 주말 저녁에는 함께 보드게임을 하면서 재미뿐 아니라 양방향적인 활동을 하고 있어요.
가족 간에 집중할 수 있는 주말여행을 계획해 보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일상적인 패턴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것들을 보고 함께 느끼는 시간, 가족만의 추억을 만드는 시간이 중요합니다.
전에 놀이치료사로, 부모 자녀 간 상호작용 치료사로 활동할 때 10분 놀이하는 장면을 관찰하며 상호작용하는 놀이방식을 교육한 적이 있었습니다. 10분이 짧다면 짧지만 그 시간을 매일 지속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의 변화는 놀랍습니다. 온전히 1:1로 몰입하여 소통하는 시간이 주는 효과는 쌓여갈수록 단단해지고 관계의 질을 견고하게 해 줍니다.
문화적인 현상으로 젠지스테어를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저 웃고 넘기기에는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소통의 단절을 막을 수 있는 노력들을 해야겠구나 싶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가족 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우리 어른들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아이들의 상황을 이해하며 지혜롭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겠구나 싶습니다.
#젠지스테어 #Z세대 #무표정 #무대답 #공감능력 #사회적기술 #인간관계 #세대차이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7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