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부부들 보면 놀라기도 하고 내심 부럽기도 한 이유

시대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by 프레즌트

저도 나이가 들긴 했나 봅니다. 큰 아이가 21살이 되었으니까요. 주변에 육아휴직을 남편이 대신 쓰는 경우들을 종종 봅니다.


제가 아는 부부는 아예 둘 다 육아휴직을 써서 남편도 아이가 돌이 될 때까지 함께 아기를 보면서 쉬었다고 합니다. 돈보다는 함께 육아를 선택한 것이지요.


가끔 만나는 애기 아빠들을 보면 주말마다 피곤에 절어서 눈이 충혈되어 있어요. 물어보면 밤 중에 자신이 아이를 주로 본다고 합니다. 아내는 육아휴직 중이어도 낮에 보니까 직장에 다니는 자신이 밤은 도맡아 재운다고 해요.


어떤 경우에는 장모님이 어린 아기를 맡아주시고 부부가 산후조리 지나고 여행을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아기는 신생아인데, 고생한 아내를 위해 산후 우울증에 도움을 줄까 싶어서, 힐링하러 오는 경우도 봅니다.


한편 부러운 마음도 들고 저는 차마 그런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던 것도 생각이 납니다. 놀라기도 합니다. 신생아를 두고 여행 갈 생각을 하다니.. 그런 마음이 든 적도 있어요.


제가 아기를 키울 때는 벌써 20년 전이었어요. 그때는 대부분 (직장 여성을 제외하곤) 엄마들이 아이를 돌봤고 아기를 낳고 나서 모유수유를 하다 보니, 집 바깥에 나가는 것도 어려웠습니다.


저도 아기만 생각하면 모유가 나오는 것 때문에 친구들도 제대로 만나지 못했고요. 모유수유를 길게 하다 보니 세 아이 모두 모유수유를 한 기간이 합치면 3년 4개월 정도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아기를 재워야 했고 제가 키울 때만 해도 둘 중 한 명이 쉬어야 한다면 엄마 쪽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자연스러웠어요.


지금은 모유수유 기간이 짧아졌고 초유만 먹이고 안 하는 경우들도 많아졌습니다.


시대가 많이 달라짐을 느낍니다. 자신의 자아실현이 육아보다 더 중요하다는 생각도 많아진 것 같아요. 남편도 아내도 둘 중 누구도 커리어를 손해 보고 싶지 않은 마음도 이해는 갑니다.


우리 때는 주중에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거나 친정부모님께 맡길 경우에도, 주말에는 아이와 최대한 시간을 보내려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많았습니다. 평일에 많이 놀아주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미안함을 느끼는 경우도 많았고요.


지금의 젊은 엄마들 중에는 주말에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을 갖거나 운동하는 시간, 쉬는 시간 등을 떼어놓아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고, 그때는 잠시 아이를 맡기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각자의 우선순위가 다른 것일 뿐, 사실 뭐가 맞다는 정답은 없어 보입니다. 아들도 딸도 있는 입장이다 보니, 딸이 육아로 고생하면서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 그렇다면 며느리도 마찬가지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부부가 각자가 알아서 하는 것이니까요.


한동안 젊은 엄마들에 대해 너무 자신만 생각하는 것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마음속 일부에는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는데.. 나는 고생했는데.. 하는 심보가 섞여 있더라고요. 약간 질투나 부러운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무조건 희생하는 엄마를 요구하던 시대는 지나갔고, 그러한 희생이 누군가에게는 마음속 깊이 자신의 욕구를 지나치게 억압하며 지내는 것일 수도 있겠지요. 희생 자체가 아이에게 엄마의 행복한 모습이 아니라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요.


저는 저 나름의 소중한 선택을 한 것이고 지금 저의 커리어에 육아경험이 큰 힘이 되어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또 다른 선택을 했다면 다른 삶이 펼쳐졌겠지만 그것이 지금보다 더 낫다고 자신할 수도 없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이고 지금 괜찮고, 행복하면 되었구나 싶어요.


그런 생각은 합니다. 제가 훗날 며느리를 맞이하게 되면 절대로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아야겠다고요. 시대가 바뀌었고 간섭하면 선 넘는 거라는 걸... 며느리도 귀한 집 딸이니 자신도 행복할 선택을 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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