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일 관련하여 이력서 넣은 곳에서 연락이 와서 강의를 하게 되었고 이력서 넣다가 우연히 **시민기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생각 없이 지원했다가 어제 그와 관련하여 등록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누가 추천한 것은 아니었고 글 쓰고 시 관련하여 육아나 행사 등 담아서 글을 써도 재밌겠다 싶었습니다.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했는데, 남편은 두 번째 **시민기자 이야기에 무표정해집니다. 약간 "쩝..." 이런 표정으로요.
남편: 그거 거의 무료봉사 같은 거잖아.
저는 남편의 첫 반응에 순간 시무룩 해집니다. 남편말도 맞고 대단한 것도 아니고 문턱도 낮은 거고 뭐.. 그런 생각이 들면서 괜히 말했다 싶은 감정.
저는 남편에게 이런 걸 기대했습니다. "그거 뭐야? 응. 한번 해보는 거 괜찮을 듯." 이 정도요.
신혼 때부터 저는 남편의 표정 혹은 이성적인 툭 나오는 솔직한 답변에 속이 상한 적이 있었어요. 요즘으로 말하면 "긁혔다." 정도에 해당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뭐를 해본다 하면 남편은 걱정이 되는 마음이 있고 내가 고생하거나 시간을 낭비할까 봐 그런지 일단 걱정스러운 말부터 했었어요. 일터에서 수습 기간이 길면 남편은 "희망고문하는 거 아냐?" 이렇게 먼저 말이 나왔어요. 그 말을 들으면 제가 하는 것들의 가치가 줄어드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요.
사실 저는 무언가 시작한다는 의미가 있었고 남편이 작게라도 응원을 해주길 바랐던 마음이 컸어요. 그런데 남편은 공감이나 응원보다는 경력에 도움이 되는지 등 현실적인 부분부터 이야기를 했어요. 물론 그 시각도 중요한 부분인 것도 맞았습니다.
이번에도 이렇게 말하는 남편을 보면서, 남편의 속 마음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란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냥 한 마디 "응. 그랬구나. 어떤 거 기사로 써보고 싶어?" 이런 관심을 조금만 가져줬으면 싶었거든요.
결혼 초기에는 이런 생각 방식의 차이로 말다툼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남편도 저도 서로 다르게 사고하고 느끼는 방식도 다르니까 이해하고 넘어갔으니 지금 이렇게 부부로서 서로 인정하면서 나름 잘 지내고 있는 것이고요.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저도 말로 표현해 봤어요.
나: "근데. 여보.. 나도 알거든. 그냥 누구나 되는 거고 원고료도 저렴하고.. 대단한 거라면 내가 남들에게도 자랑하고 싶었겠지. 근데 나도 아니까 당신한테만 그냥 말한 거야. 그냥 응. 그랬구나 정도의 작은 답변을 바랐던 것 같아. 별거 아니라도.. 남편에게는 그런 말해도 되니까.. 우린 그런 사이니까."
남편이 내 말을 듣더니 지그시 쳐다보더군요.
"응. 당신이 하고 싶어 한 거니까 잘했어."
나: 이곳저곳 다니면서 열심히 써보려고. 이러이러한 곳 생각하고 있어. 나름 재밌을 것 같아.
남편: 응. 그러게. 그러면 되겠네.
저는 남편의 이 말로도 아주 충분히 공감을 받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남편이 처음에 말했던 이력서 합격한 것에 대해서도 다시 말을 했어요.
"아까 어디 합격했다고 했었지?"
"응. **센터 온라인 강의 하기로 했어. 내가 하고 싶었던 그림책 + 상담(자존감 향상 등)으로. 그래서 기뻐. 너무 하고 싶었어서."
남편: 응. 하고 싶어 하던 거 하게 되어 잘 되었네. 합격된 거 축하해.
남편도 저도 연애 4년 반 + 26년 차 결혼 합해서 30년의 세월 동안 여전히 서로 다르지만 그래도 서로를 이해하면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말하는 법을 배워갑니다. 30년 동안 서서히 아주 아주 조금씩 서로를 알아가고 있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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