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를 맡게 되었습니다.
소그룹을 인도하는 장을 맡게 되었다. 이 모임의 성격은 각자의 힘듦을 나누고 서로를 돕는 곳이다.
20대에도 동아리에서 그런 역할을 했었고 지부에서도 부회장을 맡으면서 정말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30대 때는 아예 그런 자리들은 피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20대 리더로서 힘들었던 것들은 이랬다. 혹여라도 상대방이 기분이 상할까봐 해야할 말들을 하는 것도 항상 망설여졌고 부담이 되었다. 그룹원들 간의 갈등은 나에겐 정말 큰 스트레스였다. 양쪽의 입장을 잘 듣고 화해를 이끄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추진력도 약했다. 리더로서 끌고 나가야 하는데 '제가 좀 어리어리하고 잘 모르니 의견들 많이 내주세요.' 이런 식으로 그룹원들 의견 하나하나를 듣다 보니 중심을 잡고 나아가는 것이 미숙했었다.
누구에게도 미움받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었고 싫은 소리를 못해서 중간에서 난처했던 기억도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오랜만에 다시 리더가 되었다. 마음에 결단을 하고 맡게 되었지만, 쉽지 않았던 것은 그룹원들의 나이가 나보다 적게는 4살 많으셨고 많게는 위로 띠동갑이셨다.
경험으로 보나 사회생활, 경제적인 부분 등 인생 선배들이시니, 모임 첫날부터 부담이 되는 마음이 컸다. 리더가 그룹원들을 살뜰히 챙겨야 하고 때로는 적절한 조언도 해드려야 하는데... 나보다 먼저 인생의 살아가신 분들에게 내가 무슨 조언을 하며 어떤 경험을 나눌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다 문득, 20대의 패턴으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처럼 상황에 관계에 휘둘려서 소진되고 싶지 않아.'
20대처럼 하지 않기를 결심했다. 그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을 하려고 애쓰지 말자고 다짐했다. 잘 경청하고 위로해 드리고, 시간을 내어드리는 것! 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이것만 하자. 이런 마음으로 조금은 가볍게 임했다.
나의 어린 시절 고질병인 미움받지 않고 욕먹지 않기 위한 노력들이 아닌, 정말 나답게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기로 했다.
나의 자리를 지키고 존중하며 묵묵히 섬기는 역할을 하기로, 이젠 타인의 시선으로 인해 소진될 만큼 타인을 챙기거나 눈치를 보거나 하는 일 따윈 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여전히 리더로 서있는 지금이 부담이 되긴 하다. 그렇지만 묵묵히 나답게 서 있기로 했다. 흔들리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는 사람, 그게 나임을 증명해 보이고 싶다.
과거의 나도 나였지만 지금의 나는 조금은 더 단단해졌다. 지금 나는, 타인이 원하는 내가 아닌 내가 하고 싶은 나로 서있다.
과도한 책임감과 맞춰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니 조금 더 갈, 내적 힘이 생긴다.
그래. 난 그때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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