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내향성 아이에게 친구관계에 대해 물었다.

성인아이를 대하는 부모의 역할변화

by 프레즌트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 적극적으로 동아리나 학부 동아리에도 가입하고 어쩌다 한 번씩은 밤늦게까지 어울리는 생활을 하게 되리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남편도 저도 내향적인 아이를 보면서 아이의 변화를 내심 기대했지만, 아이는 큰 변화 없이 수업때만 학교를 가고 일찍 집에 오는 생활이 반복되었지요.


한 번씩 아이에게 친구 이야기를 물어보고 싶었지만 꾹 참고 기다려보려고 하였어요.

아이는 대학생이 되었는데 오히려 집에서 저랑 밥을 먹는 시간이 더 길어진 듯 보였습니다. 물론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며 밥을 먹는 시간이 싫은 건 아니었지만 여자 친구도 사귀어보고 이런저런 도전들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시간적인 여유도 있고 하니, 군대 가기 전까지.. 특히나 신입생 때는 실컷 놀고 자유롭게 생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현재 아이는 편안한 얼굴에 집에서 충분히 쉬고 자기만의 취미활동을 하면서 보내고 있습니다.


한 번은 제가 일을 하고 집에 왔는데 큰 아이가 저녁때가 되어도 오지 않아서 둘째도 저도 '형이 친구들이랑 놀고 오나 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내심 기대가 되었고 둘째도 조금 놀라면서 형이 드디어 늦게 온다고 신기해했어요.


알고 보니 아이는 제가 집에 오기 전에 (한 과목이 휴강이어서) 일찍 집에 왔고 피곤했는지 오후부터 낮잠을 자고 있었던 거였어요. 원래 수업 후에 오면 6시쯤이어서 저는 8시가 넘어가도 오지 않길래 아직 오지 않았구나 생각했던 겁니다. 아이도 자느라고 엄마가 온 지 몰랐고요.


밥을 먹다가 제가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나: 엄마는 네가 친구들 만나서 놀고 오늘 늦게 오는 줄 알고 내심 좋아했었어.

아들: 저는 밤늦게까지 노는 거는 좀 안 좋아해요. 피곤해서요.

나: 어쩌다 한번 정도는.. 대학 때는 그런 생활도 해봐야지.

아들: 엄마. 저도 과에서 다양한 시도도 하고 과 친구들이랑 잘 지내려고 노력을 하고 있어요. 팀별로 과제하는 것도 잘 참여하고요. 발표도 열심히 하고 말도 시키고 그래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어요. 아직 4월일 뿐이잖아요.

나: 걱정이 되는 건 아닌데.. 좀 뭐랄까.. 너무 집에만 있는 시간이 긴 것 같아서. 친구들도 사귀고 놀면 좋겠어서..

아들: 저는 사회의 분위기가 좀 불편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저는 너무 잘 지내고 있고 과에서도 적극적으로 지내고 있는데, 제가 친구들하고 많이 어울리고 그래야지만 잘 지내는 사람처럼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에 저는 부담을 느껴요. 저는 정말 지금이 좋고 만족하거든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꼭 누구랑 어울리면서 다녀야 잘 지내는 거라는 시각이 좀 불편할 때가 있어요.


나: 너는 좋은 거지? 잘 지내고 있는 거고.

아들: 네. 저는 만족해요.

나: 음.. 그럼 되었다. 엄마가 좀 관여를 한 것 같아. 너도 이제 알아서 할 수 있는 성인인데..

아들: 엄마는 물어보실 수 있죠. 근데 제가 저만의 방식으로 나름 계획대로 해나가고 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이의 이야기 들으면서 조금 당황이 되었어요. 약간 저의 마음을 들킨 것 같기도 했고, 저 또한 사회적 시선으로 아이를 바라보며 무언가 바뀌어야 한다는 말을 은연중에 한 것 같았습니다.


아이는 이미 성인이고, 부모로서 조언은 해줄 수 있겠지만 아이 나름의 노력과 적응에 대해 수용하기보다는 제가 생각하는 기준으로 아이를 평가했던 것입니다. 아이가 잘 지내고 행복하면 되는 것을요. 어떤 기준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적용되진 않으니까요.


아이 나름의 고유한 성향을 인정하고 아이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도록 기다려줘야겠습니다. 성인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태도에 변화가 필요함을 느낍니다. 저의 기준과 시선으로만 아이를 보면, 자칫 아이의 열정과 만족하는 표정을 놓칠 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하려 합니다.


조급하지 않게 기다려주기는...

여전히 부모에게 필요한 덕목입니다.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900





매거진의 이전글나는 왜 아프다는 아이에게 화가 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