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가 되고 '제일 마음에 걸렸던 말'은 **이더군요.

농담인 걸 알아도 걸렸던 말이었습니다.

by 프레즌트

한 강사님께서 시간당 강사료를 받게 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하시면서 불쑥 이런 말을 던지셨습니다.


"남편이 저보고 강사일 돈도 별로 안되긴 하지만, 기름값 받으면서 좋은 일 한다고 생각하고 봉사한다 생각하래요. 강사료가 알바 같아요."


그 말을 들으면서 그땐 같이 웃었지만 제 마음속에서는 씁쓸함이 올라왔습니다.


'나는 왜 그 말이 마음에 걸렸을까?'


아무리 장난이고 농담이어도 강의를 위해 시간을 들여 준비하고, 학생들을 만나면서 상호작용하는 그 시간의 가치를 기름값이랑 비교할 순 없었거든요.


강사가 되기로 했던 가장 큰 이유가 좀 더 세상을 살기 좋은 곳이라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무기력한 아이들에게 살아갈 희망을 주고 싶었습니다.


공부를 못해도, 지금 자존감이 낮아도, 나만의 고유함과 특별함이 있어서 자기 분야에서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고 싶었고요.


수업 자료만 준비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을 소중하게 대할 수 있을까? 를 늘 고민했었습니다.


존재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지금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일을 하는 데 있어서 당연히 임금도 중요하지만 '일 자체에 대한 의미와 가치가 없다면 지속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그분은 그저 고생에 비해 돈을 적게 준다는 지나가는 푸념의 말을 했을 뿐일 거예요. 그 말이 걸렸던 건 저의 내면의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나는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나에게 이 일이 어떤 가치를 주는지를 되짚어 보았습니다.


제 스스로가 저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사회적 기준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저의 강의가 도움이 된다면 저는 이 일을 지속할 거예요.


무대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장거리에 고생이 되고 때로는 5부제 시행으로 당일 주차비까지 지불하고 그곳에서 다시 학교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음에도 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출강으로 새벽같이 나가면서, '혹시나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과 불안을 안고서도.. 이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만큼 소중하고 좋으니까요.


아이들이 웃는 것을 보면 설렙니다.

무기력하던 눈빛이 살아나고 빛나는 모습을 보면, 돈으로 살 수 없는 보람을 느낍니다.

시니어분들, 중장년층 회원분들이 도움이 되었다고 하시면 너무도 행복해집니다.

그 이야기 한 마디에 모든 피로가 풀리고 하늘로 나아갈 듯 가벼워집니다.


저의 직업은 저의 오랜 꿈의 실현이고 앞으로 제가 살아갈 방향성이 되기도 합니다.

오늘도 강의를 준비하며 내일의 출강을 꿈꿉니다.


내일 만날 얼굴들을 떠올립니다. 한 분 한 분이 저에겐, 그 순간만큼은 온 우주에 그 한 분만 있는 것 같은 소중함입니다.


돈으로 결코 살 수 없는 것, 바로 저의 일이고 소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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