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진심도 통했다.

소박한 인간관계의 힘!

by 프레즌트

요즘 학교를 출강할 때면 5부제나 2부제로 인해 난감한 경우가 생깁니다. 학교 출강을 갔는데 그날 5부제로 인해 차를 가져오지 못한 강사님들이 계셨습니다. 학교가 굉장히 높은 곳에 위치했고 마치 등산코스 같아서 걸어서 땀을 뻘뻘 흘리시며 노트북과 강의 자료를 챙겨 오신 강사님들이 고생을 하신 모양입니다.


수업이 끝나고 갈 때라도 밑에까지 모셔다 드려야겠다 생각을 하여 두어 분께 먼저 말을 꺼냈습니다. 제가 다른 곳에 또 가야 했지만 시간 텀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어차피 저도 내려가야 했으니까요. 괜찮다고 번거롭게 하기 미안하다고 사양하신 강사님들도 계시고 고맙다고 해주신 분도 계셨어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크시다 보니 진짜 저는 괜찮은데도 사양을 하시는 경우도 봅니다.


수업이 끝나고 두 분을 모시고 근처 지하철 역까지 데려다 드렸는데, 우리가 출발한 곳에서 차로 3~5분 거리밖에 되지 않았고 힘들 것도 없었습니다. 내리시면서 너무 고맙다고 하시고 한분은 커피 쿠폰까지 보내주셨더라고요. 저는 그날 오후에 있을 학교로 다시 이동을 합니다.


그곳에서 보조강사님을 만났어요. 저도 보조강사로 도움을 받았던 기억이 나서 교사 연수하는 팁이랑 동기부여 해드리는 말들을 하고 검사를 잘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짧게 문자를 하나 보내드립니다.

"오늘 도와주셔서 너무 수월하게 잘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사님."


답장이 오셨습니다.


"오늘 뵈면서 너무 좋은 분이라는 것을 느꼈고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따스한 답장을 받고 제가 더 기분이 좋고 감사했어요.


오후 늦게, 아까 오전에 차로 역까지 데려다 드린 강사님께서 전화가 오셨습니다.

지방에 출강을 함께 갈 생각이 있으신지 의사를 물어오십니다. 저도 고민하던 차에 이번에는 무리다 싶어서 신청을 안 한 곳인데, 강사님 자신이 운전을 하여 갈 때 저를 함께 태우고 갈 수 있다고 하시는 겁니다.


마음이 너무 감사해서 '제가 아이들 때문에 고민해서 신청을 망설였는데 이렇게까지 저를 생각해 주시다니 너무 감동이다.'라고 말씀을 드립니다.

강사님께서 '자신이 오랫동안 이 기관에서 강사활동을 해왔지만 오늘이 가장 마음이 따스해지는 날이었다.'라고 하시며 인사를 하십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3-4분 거리를 데려다 드린 것 말고는 제가 한 것이 없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오히려 제가 더 뭉클했습니다.


사실 이 날은 좋은 일들이 넝쿨째 들어온 날이었어요. 학교에서 만난 또 다른 강사선생님께 '대학 컨설팅 자리가 있는데 같이 할 수 있는지 제안'까지 받았습니다. 제가 고등학생까지는 컨설팅을 하긴 했지만 아직 대학생까지는 무리가 아닐까 싶어서 좀 더 준비가 되면 하겠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강사님은 함께 준비하고 공부하면 된다고 용기도 주십니다.


제가 먼저 제안한 것도 아닌데, 선뜻 먼저 물어봐주셔서 놀라기도 하고 '내가 뭐라고 이렇게 좋게 생각해 주시나' 싶어서 참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한 분 한 분 부담스럽지는 않게, 조금 거리를 두어 가볍게 제가 할 수 있는 정도로만 대했을 뿐인데, 오히려 잘하려고 할 때보다 더 좋은 반응들이 생기는 요즘입니다. 조금 넓고 가벼운 관계로 방향을 전환했는데, 사람이 더 좋아지고 편해지는 것을 느껴요. 전에는 제가 소진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코로나 이후'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개인주의적'으로 변하고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인간관계가 핵심이 되어가다 보니, 때론 아주 작은 것이라도 먼저 말을 걸어주고 같이 근처 역까지 데려다 드리겠다는 이야기조차 '따스하게 다가가게 되었구나.'싶기도 합니다.


중년, 인간관계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다소 가볍고 넓은.. 힘을 빼며 부담을 지우지 않는 건강한 인간관계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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