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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Feb 21. 2024

사람을 보낸다는 것

- 정다웠던 선생님을 보내며

  늘 한결같이

  그 자리에 있던 사람

  불살개 곰살맞은 붙임성이랑

  엉겅불 같은 열 사랑

  봄바람에도 살 베일 듯 여린 마음일

  언제나 함께할 것 같던 사람

  기어이 능소화가 지듯

  떠난다 하네

  우두커니 서서 듣는

  저 그믐 사릿날의 썰물소리

  가슴 시리네

  봄꽃인양

  재잘대던 기억들 몽실몽실

  장항 밤바다 몽돌 숲속에 남아있네

  발그레한 여수의, 서녘 하늘과

  눈부신 보리암 바다며, 상사바위며

  갯자갈 부딪히는 소리로

  시끌벅적했 물미해안길이며

  송정이며 상주며 노량이며

  다랭이 마을 들이며

  때로는 노래 같고

  때로는 가을비 같던

  멀어지는 시간의 벼름박

  아린 풍경으로  얼룩져 있네

  룩져 흐르고 있네

  이제 그이가 비워

  이 허허한 갯벌 우

  눈이라도 폭폭 내렸으면 좋겠네

  한번 스치 인연이라도

   내음새처럼

  오래도록 새하얬으면 좋겠네

  봄마다 그리움으로

  소록소록 꽃피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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