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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민 Jun 30. 2021

상림 이야기

- 함양군의 옛이야기 1 <옛이야기 속으로>

신라 말 최치원이 함양 태수로 와서 대관림 숲을 조성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들어서 잘 아는 사실이다. 강을 돌리고 숲을 조성하는 데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겠는가 하는 것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숲을 조성하는 데 여러 가지 설화가 있는데 여기 그중 하나만 소개하고자 한다.


대관림을 지금은 상림이라 하는데, 이 숲에는 뱀이나 개구리 같은 양서류가 없고 개미나 파리 같은 곤충도 없는 숲이다. 그래서 상림에는 어디를 가나 마음 놓고 앉아서 쉴 수가 있다. 심어져 있는 나무나 풀들도 주위에 있는 산에서 캐온 것이나 다를 바가 없고 땅도 주위의 땅과 다를 바가 없다. 환경도 같은데 양서류나 곤충이 없는 것을 아직도 과학적으로 밝히지 못했다.


그런데 설화에는 최치원의 효성 때문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최치원이 수해를 방지하기 위해 물길을 돌리고 제방을 쌓아서 나무를 심었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상상하기도 어려운 대 토목 사업이 아닐 수 없다. 몇 년이 걸렸는지는 알 수 없으나 백성들을 위해 어려운 사업을 한 것이다.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와서 효성을 다하며 이 곳에서 살았던 것이다. 아침저녁 문안드리고 외출 시나 들어와서도 반드시 아뢰어 근심하지 않도록 하였다. 어머님의 기쁨을 자기의 기쁨으로 여기고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효성을 다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은 혼자서 바람을 쏘이고 산책을 할 겸 조성한 지 얼마 안 되는 대관림 숲에 나가서 풀숲에 앉아 놀다가 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집으로 돌아와 아들에게 숲에서 뱀을 보고 놀란 이야기를 아들에게 하였다. 이야기를 들은 최치원은 어머니에게 송구함을 금치 못하여 주문을 써 들고 대관림 숲으로 달려가서 숲에서 주문을 외우고 향후 이 숲에는 뱀이나 개미 같은 양서류 해충은 일체 없어지고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고 하였다.


그 후로는 최치원의 지극한 효성으로 인한 주문 때문에 모든 해충이 사라지고 모여들지 못한다고 한다. 사람들은 치원의 지극한 효성에 하늘도 감동하고 땅도 감동하고 심지어 하찮은 미물까지도 감동한 것이라고 전하고 있으니 그를 하늘이 낸 효자라고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대관림을 떠나면서 이 숲에 뱀이나 개미가 나타나고 숲속에 산죽이 침범하면 내가 죽은 줄 알라고 했다고 한다.(함양읍 운림리)


출처 : 함양군사편찬위원회, 함양군사(3권), 대일윤전인쇄, 2012, 360~3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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