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빨간 모자
숲의 냄새는 축축하고 쌉싸름했으며,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으스스한 소리를 냈습니다.
갑자기, 빨간 모자의 눈앞에 길게 뻗은 무언가가 나타났습니다. 그것은 바로 반짝이는 비늘을 가진 뱀이었습니다. 뱀은 나무 위에서 조용히 미끄러져 내려오더니 그녀 앞에 머리를 들이밀었습니다.
“안녕, 작은 소녀야. 어디 가는 길이니?” 뱀이 낮고 매끄러운 목소리로 말을 걸었습니다.
빨간 모자는 뱀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재빨리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할머니 댁에 가는 중이에요.”
뱀은 빨간 모자를 유심히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의 눈빛은 차갑고 날카로웠습니다.
이윽고 뱀은 빨간 모자의 말에 흥미를 느꼈다는 표정을 지으며 물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런데 이 숲은 매우 복잡하고 위험해. 혹시 할머니의 집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니?”
빨간 모자는 뱀의 물음에 잠시 머뭇거렸습니다. 그녀에게 뱀은 그저 친절하게 도와주려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별다른 의심 없이 대답했습니다.
“네, 할머니 집은 숲을 가로질러 큰 참나무 옆에 있는 작은 오두막이에요. 그 오두막은 마을에서 가장 먼 곳에 있죠.”
뱀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알겠어, 참나무 옆에 있는 오두막이구나. 그곳은 정말 깊숙한 곳에 있네. 네가 안전하게 도착하길 바라.”
빨간 모자는 뱀의 말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감사해요, 저는 할머니를 뵈러 가야 하니까, 이만 가볼게요.”
뱀은 빨간 모자가 떠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 미소에는 뭔가 음흉한 기운이 담겨 있었습니다.
빨간 모자는 길을 재촉했습니다. 어두운 숲 속 길을 걷다보니, 이윽고 마음 한구석에서는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뱀의 미소가 계속해서 머릿속에 떠올랐습니다.
빨간 모자는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아무 일도 없을 거야. 내가 할머니를 생각하고 빨리 가는 게 중요해.’
그녀는 할머니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할머니가 기다리고 계실 집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으며 길을 걸어갔습니다. 그러나 빨간 모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뱀은 이미 그녀가 알려준 길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작가의 말
친절해 보이는 뱀의 말에 안심한 빨간 모자, 그러나 그 뒤에 숨겨진 음흉한 의도를 눈치채지 못한 채 길을 재촉합니다. 이 이야기에서 무심코 내린 결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