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
저녁 어스름이 되어야 디요르는 깊은 혼수 상태와 같은 잠에서 깨어났다. 아무런 방해가 없었더라도 그는 조금 후에 깨어났을 것이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잘 잤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전실로 이어지는 문이 조심스럽게 닫히는 소리와 가벼운 발소리가 그를 깨운 것처럼 느껴졌다. 거리의 전등 불빛이 방 천장 여기저기와 가구의 높은 부분에 희미하게 비치고 있었지만, 디요르가 있는 아래쪽은 어두웠다. 그는 이제야 비로소 자신이 원숭이로 변했으며, 이 일은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자각했다. 그가 잠든 사이에, 그의 가족들이 그를 새장에 가두어 놓은 것이다. 그는 의기소침해졌다. 서툴게 더듬거리며 몸을 찬찬히 살펴보니, 그의 왼쪽에 길고 불편하게 당기는 흉터가 생겨 아팠다. 그는 두 다리로 절뚝거리며 걸어야 했다. 다리 하나는 오전 사건 중에 심하게 다쳤는데, 하나만 다쳤다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웠다. 그 다리는 힘없이 질질 끌렸다.
거실에는, 디요르가 문틈으로 본 바로는, LED등이 켜져 있었다. 평소라면 이 시간에 아버지가 오후에 나오는 신문을 어머니와 때로는 여동생에게 큰 소리로 읽어주곤 했지만, 지금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어쩌면 여동생이 항상 이야기하고 편지에 썼던 그 낭독이 최근에 중단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주변은 너무나 조용했지만, 집이 비어 있지 않은 것은 분명했다. "가족이 정말 조용한 삶을 살고 있구나,"라고 디요르는 생각하며, 어둠 속을 응시하면서도 부모님과 여동생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집에서 조용한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준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그러나 만약 지금 이 모든 평화, 모든 풍요, 모든 만족이 끔찍하게 끝나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생각에 빠지지 않으려, 디요르는 차라리 움직이기로 하고 새장 안을 빙빙 돌았다.
어느 긴 저녁 동안 한 번은 한쪽 옆문이, 또 한 번은 다른 쪽 옆문이 조금 열렸다가 빠르게 닫혔다. 누군가 들어오고 싶어했지만 너무 많은 망설임이 있었던 것 같다. 디요르는 거실 문 앞에 멈춰서, 망설이는 방문자를 어떻게든 들어오게 하거나 적어도 누군지 알아내겠다는 결심을 했다. 하지만 문은 더 이상 열리지 않았고, 디요르는 헛되이 기다렸다. 예전에는 문들이 잠겨 있었을 때 모두가 그에게 들어오고 싶어 했는데, 이제 그가 한쪽 문을 열었고 다른 문들도 낮 동안 열려 있었음에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열쇠는 바깥쪽에 꽂혀 있었다.
밤이 깊어지자 거실의 불이 꺼졌고, 부모님과 여동생이 그때까지 깨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세 사람이 발끝으로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다. 이제 아침이 올 때까지는 아무도 디요르에게 오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는 방해받지 않고 자신의 삶을 어떻게 새롭게 정리할지 오랜 시간 고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갇혀 있어야 하는 새장은 그에게 불안감을 주었다. 그는 한켠에 놓인 침대를 바라보았다. 그가 더이상 그 안락한 침대에 누울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작가의 말
가족들은 그를 새장에 가둬버렸고, 디요르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려 하지만 깊은 절망감에 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