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리
그러나 이 돈은 가족이 이자만으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하지 않았다. 아마도 가족이 1년, 길어야 2년 동안 버틸 수 있을 정도였을 뿐이었다. 따라서 이 돈은 사실 손대지 말아야 할 비상금으로 간주되어야 했고, 생활비는 벌어야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건강하긴 했지만 이미 나이가 많았고, 5년 동안 일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이 큰 기대를 할 수 없었다. 그는 그동안 무거운 삶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휴식을 취한 5년 동안 살이 많이 쪄서 상당히 둔해진 상태였다.
그리고 천식으로 고생하는 어머니가 이제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인가? 집안을 한 바퀴 도는 것도 힘겨워하며, 매일같이 창문을 열어놓고 소파에서 숨을 가쁘게 쉬는 어머니가? 17살의 여동생이 돈을 벌어야 한단 말인가? 그녀는 아직 아이였고, 지금까지의 생활 방식이 너무나 소중했다. 예쁘게 옷을 입고, 오래 자고, 집안일을 돕고, 몇 가지 소소한 즐거움을 누리며, 무엇보다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이 그녀의 삶이었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거론될 때마다, 디요르는 항상 먼저 문을 놓고 문 옆에 있는 차가운 가죽 소파에 몸을 던졌다. 부끄러움과 슬픔으로 인해 그는 온몸이 달아올랐다.
어느 날, 디요르가 변신하고 새장 안에 갇히게 된 후 한 달쯤 지난 후였다. 그에게서는 날개가 돋아나기 시작했다. 여동생이 방에 들어왔을 때, 디요르는 새로운 기관이 생긴 날개죽지가 가려워 발을 이용해 긁고 있었다. 여동생은 들어오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뒷걸음질치며 문을 닫았다.
여동생이 다시 돌아오기까지는 한참 동안이나 기다려야 했다. 여동생은 평소보다 훨씬 불안해 보였다. 디요르는 여동생이 바뀐 자신의 모습을 더욱 견디기 힘들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여동생은 새장 너머로 드러난 디요르의 몸 일부를 보는 것조차 힘들어 했고, 이를 견디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디요르는 여동생에게 그조차도 보이지 않게 하려고 결심했다. 그의 날개는 점점 길어졌고, 어느 날 그는 자신의 등에 난 날개로 그의 몸을 감쌌다. 그렇게 해서 이제 완전히 가려져, 여동생이 새장 안을 바라보아도 그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디요르는 한 번 날개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려 여동생이 새로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살펴보았을 때, 여동생이 고마운 눈길을 보낸 것 같다고 느꼈다.
작가의 말
디요르의 희생과 배려가 점점 고립으로 이어지며, 가족과의 단절이 더욱 깊어져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