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페라
극장주의 사무실 안은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벽에 걸린 오래된 극장 포스터들이 희미한 조명 아래에서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방 한쪽에는 먼지 쌓인 책들과 서류가 가득한 책장이 있었고, 사무실 중앙에는 낡은 책상 위에 각종 서류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책상 뒤편에는 초조해 보이는 극장주와 탐정이 앉아 있었다. 극장주의 얼굴은 창백했고, 손은 떨리고 있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또 일어날 수 있는 겁니까…" 극장주는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 그의 눈은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고,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아닌데도 이런 일이 발생했습니다. 마치 극장이 저주라도 걸린 것처럼…"
탐정은 묵묵히 극장주를 바라보다가 책상 위에 조심스럽게 검은 가면을 올려놓았다. "신데렐라가 공연되는 동안 수상한 남자를 발견했습니다. 그 남자는 이 가면을 떨어트리고 사라졌습니다. 이 가면을 알고 계십니까?" 탐정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극장주는 떨리는 손으로 가면을 집어 들었다. 그의 눈은 가면 위에서 멈췄고, 얼굴에 혼란스러운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이 가면은… 오페라의 유령 가면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
탐정은 극장주의 말을 이어받았다. "검은색이죠.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 극장에서 '오페라의 유령'이 상연된 적이 있습니까?"
극장주는 고개를 저었다. "이곳에서는 '오페라의 유령'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 가면이 왜 이곳에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탐정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다시 질문을 던졌다. "혹시 이 극장에서 상연된 셰익스피어 작품 중에서, 주연이 살아남은 경우가 있습니까?"
극장주는 기억을 더듬으며 대답했다. "네, 있습니다. '리어 왕'입니다. 그 작품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가 아직 살아있습니다. 그는 도심 외곽의 조용한 집에서 살고 있습니다. 은퇴를 하고 연기는 접은채 은둔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탐정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는 극장주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 사람 어디 살고 있습니까?"
한참 뒤, 탐정은 극장을 나왔다. 극장 밖에서는 조수가 있었다.
"신데렐라, 죽었습니다. 경찰이 천장에 샹들리에를 설치한 작업공을 체포해갔어요."
탐정은 조수를 보며 말했다.
"유일하게 죽지 않은 인물, 리어 왕을 만나러 가야겠어."
작가의 말
탐정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실마리를 찾아 나섭니다.
살아남은 단 한 명의 주연 배우, 그리고 그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비밀.
'유페라'의 무대는 이제 더 깊은 미스터리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