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무대

유페라

by MIHI

탐정은 극도의 긴장 속에서 검은 가면의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었지만, 그는 그것을 억누르며 더욱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주변의 배우들은 여전히 기이한 무표정으로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고, 그들의 목소리는 이곳을 감도는 음침한 분위기와 묘하게 어우러졌다. 그는 이제 거의 검은 가면의 남자 바로 뒤까지 접근했다. 그러나 그 순간, 홀 안에 흐르던 연극의 리듬이 갑자기 멈췄다.


모든 것이 정지된 듯한 침묵이 흘렀다. 배우들의 움직임도 멈췄고, 그들의 시선은 일제히 탐정에게 향했다. 검은 가면의 남자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의 시선이 탐정에게 고정되자, 마치 숨막히는 정적이 그들 사이를 가로막는 듯했다. 가면 너머에서 무언가를 읽으려는 듯한 검은 눈동자가 탐정의 내면을 꿰뚫어 보려는 것 같았다.


검은 가면의 남자가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크리스틴 다에 역에 신데렐라, 라울 드 샤니 역에 시라노, 카를로타 기 우셀리 역에 맥베스 부인, 마담 지리 역에 레이디 브랙넬, 메그 지리 역에 허미아, 앙드레 역에 리어왕, 피르맹 역에 폴스타프, 필립 드 샤니 역에 햄릿, 피앙지 역에 말볼리오, 부케 역에 캐스카, 도레타 역에 줄리엣, 파사리노 역에 제임스 모로렐…"


그의 목소리는 마치 오래된 극장에서 흘러나오는 유령의 속삭임처럼, 공간을 가득 채웠다. 배우들은 여전히 고요히 그 자리에 서 있었지만,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다.


그때, 검은 가면의 남자가 의미심장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리고… 우리의 에릭 역의 콰지모도가 등장했군.”


그의 목소리가 가라앉자마자, 스포트라이트가 탐정을 비췄다. 탐정은 본능적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이미 늦었다. 빛이 그를 무대 위로 드러냈고, 모든 시선이 그에게로 집중되었다. 그 순간, 그는 자신이 이 연극의 중심에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가의 말


마치 연극의 대본 속에 이미 그의 역할이 정해져 있던 것처럼,

그의 존재는 드러나고, 모든 시선이 그를 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