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결의

백색공주

by MIHI

백색공주가 달려나간 그 자리에는 죽어가는 사슴이 있었다.

고운 눈물 방울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사슴의 갈색 눈동자가 희미하게 떨리는 것을 보며, 그녀는 손을 뻗어 사슴의 머리를 어루만졌다.

부드러운 털 사이로 느껴지는 생명의 열기는 점점 식어가고 있었다.


"너무 아프구나,"


그녀는 조용히 말했다.


"이런 고통을 겪게 해서 미안해."


사슴은 힘겹게 숨을 내쉬며 눈을 감았다.

백색공주는 손을 더욱 단단히 쥐고, 사슴의 상처를 살펴보았다.

깊게 패인 상처에서 피가 흘러내려 흙을 적시고 있었다.

그녀는 상처를 손으로 가리며 애써 피를 멈추려 했지만, 헛된 노력임을 깨달았다.


"상처가 너무 깊어,"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이젠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그러나 백색공주는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그녀의 눈빛은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갑자기 일어나 숲 속으로 들어갔다.

나뭇잎들이 그녀의 긴 드레스를 스치며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고, 사냥꾼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공주님, 어디 가시는 겁니까?"


사냥꾼은 당황스러워하며 물었다.

그러나 백색공주는 대답하지 않고, 빠르게 숲 속으로 사라졌다.


사냥꾼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그녀를 기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더욱 불안해졌다.

그녀가 돌아오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그의 마음을 짓눌렀다.

사슴은 여전히 힘겹게 숨을 쉬고 있었고, 그의 눈에는 두려움과 고통이 가득했다.


숲 속은 어둡고 깊었다.

백색공주는 결연한 표정으로 나무 사이를 헤치고 나아갔다.


돌아온 그녀는 한 약초를 가지고 있다.



작가의 말


고통받는 생명에 대한 공주의 깊은 연민과 책임감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생명을 구하려 결코 쉽게 물러서지 않는 의지와 사랑을 그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