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버지
리진강은 인민보안서의 차가운 복도에 앉아 있었다. 머릿속은 혼란스러웠고, 심장은 가슴 속에서 요동쳤다. 리영희와 김영옥의 피, 그들의 마지막 순간이 눈앞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는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떨리는 손가락을 간신히 숨기려 했다. 그때 문이 열리며, 한 보안원이 나와 그를 불렀다.
"리진강 동무, 들어오오."
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침착해야 해. 내가 의심받지 않으려면 흔들리면 안 돼. 그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방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두 명의 보안원이 앉아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서류 몇 장이 펼쳐져 있었다.
"자, 리진강 동무. 최근 리영희 동무와 김영옥 동무의 사건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소." 한 보안원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들이 날 의심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단순한 절차일 뿐일까? 리진강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최근 며칠 동안 무엇을 하고 있었소?" 보안원의 질문에 리진강은 최대한 침착하게 대답하려 애썼다.
"저는… 아팠습니다. 며칠 동안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집에 누워 있었소." 그의 목소리는 다소 떨렸지만, 가능한 한 사실처럼 들리게 노력했다. 그가 며칠간 병으로 고생했던 것은 사실이었으니, 그것을 최대한 이용할 생각이었다.
보안원은 잠시 리진강을 바라보더니, 서류를 넘기며 물었다. "혹시 리영희 동무나 김영옥 동무와 최근에 접촉한 적이 있소?"
리진강은 숨을 삼키며 머리를 저었다. "아니요. 저는 그들과 특별히 교류한 적이 없소. 그저… 국영 상점에서 물건을 살 때 몇 번 마주친 것이 전부요."
보안원은 그 대답을 듣고는 메모를 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조사할 사람이 많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하겠소. 다시 부르면 나와서 협조하시오."
리진강은 재빨리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네, 물론이오. 언제든지 협조하겠소."
그는 천천히 방을 나왔다.
보안서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그의 얼굴을 스쳤다. 그는 한참 동안 숨을 몰아쉬며 서 있었다. 언제 들킬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우선 살아남은 것뿐이야.
리진강은 인민보안서의 문을 뒤로 하고 천천히 마을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작가의 말
인민보안서에서의 조사 속에서도 그는 진실을 숨기려 애쓰지만,
그가 느끼는 압박과 두려움은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