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4화

하라버지

by MIHI

리진강은 집 안에서 무거운 공기를 느끼며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동안 오마니에게 쓴 편지를 몇 번이나 손에 쥐었다가 다시 내려놓기를 반복했지만,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 갑작스럽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진강아, 오마니다."


리진강은 순간 심장이 멎는 듯했다. 오마니의 목소리가 들리는 순간, 그는 몸이 굳어졌다. 그가 문을 열지 않자, 오마니는 다시 한 번 문을 두드렸다. "진강아, 문 좀 열어라."


어쩔 수 없이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문을 열었다. 문 밖에는 오마니가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전에 비해 훨씬 더 수척해 보였다. 병약한 모습에 리진강의 가슴이 찌르듯 아팠지만, 그는 그런 감정을 억누르고 얼굴을 굳혔다.


"왜 이렇게 오셨소?"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오마니는 그의 목소리에 순간 당황한 듯 보였지만, 이내 애써 미소를 지으며 집 안으로 들어왔다. "너무 오랫동안 너를 보지 못해서... 오마니가 걱정돼서 왔다."


리진강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오마니를 바라보며 한참을 서 있었다. 그녀가 왜 이곳에 왔는지 알고 있었다. 도윤화의 결혼 문제 때문일 것이다. 오마니는 그 문제로 자신에게 다시 한 번 설득하려 할 것이 분명했다.


오마니는 자리 잡고 앉으며 조용히 말했다. "진강아, 윤화가 리철진이란 사람과 결혼할 생각을 굳혔다더라. 너도 알다시피 그 집안이 안정돼 있고, 윤화도 그와 함께 살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다. 오마니는 네가 이 결혼을 허락해줬으면 좋겠구나."


리진강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차갑고 무표정한 얼굴로 오마니를 바라보며 대답했다. "오마니, 윤화가 돈 때문에 결혼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런 말을 하오? 그 사람이 정말로 윤화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오?"


오마니는 그 말에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리진강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을 머금었다. "진강아, 윤화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겠지. 그 아이도 그저 편안하게 살기를 바랄 뿐이야."


리진강은 차갑게 고개를 저었다. "내가 볼 때는 그저 돈 때문일 뿐이오. 그런 결혼을 내가 어떻게 허락하겠소?"


오마니는 그의 태도에 충격을 받은 듯 보였지만, 애써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진강아, 윤화는 너의 동생이다. 네가 오라버니로서 그녀를 지켜줘야 하지 않겠니? 네가 이렇게 냉정하게 구는 건 옳지 않아."


그러나 리진강은 눈을 돌려 그녀를 외면했다. 그의 속에서는 깊은 혼란과 자괴감이 들끓고 있었지만, 그걸 말로 꺼낼 수 없었다. 그는 이미 너무 멀리 와버렸고, 그런 자신의 상황에서조차 오마니의 기대에 부응할 수 없다는 것이 그를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오마니, 돌아가시오," 그는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이곳에 있을 필요 없소."


오마니는 슬프게 미소를 짓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발걸음은 무겁고 느렸다. 문 앞에 다다랐을 때, 마지막으로 아들을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진강아, 네가 어떤 상황에 처했든, 오마니는 늘 너를 지켜줄 거야.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오마니는 너를 기다릴 것이다."


리진강은 그녀의 말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그녀가 떠나가는 소리를 들을 뿐이었다.



작가의 말


오마니의 사랑과 기대는 그에게 무거운 짐이 되었고,

리진강은 그 기대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닫습니다.


가족의 사랑과 기대가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 속에서 자신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