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6화

하라버지

by MIHI

리진강은 림철민과 함께 릉라도의 한적한 공원을 걷고 있었다. 바람이 나무 사이를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고, 주변은 고요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왔지만, 그 소리조차 아득하게 느껴졌다. 그는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이 멈춘 듯한 기분을 느끼며 잠시나마 안정을 찾고 있었다.


림철민은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진강이, 요새 자네 얼굴이 많이 상했구만. 무슨 고민이 있는 게 틀림없어 보이네."


리진강은 말없이 손에 쥔 작은 돌멩이를 바닥에 던졌다. 그것이 굴러가는 소리가 귀에 들렸지만, 그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얼마나 변했는지 그는 알 수 없겠지.


림철민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자네 요새 잠도 제대로 못 자는 것 같고, 얼굴이 그렇게 어두워 보이는 걸 보니 무슨 일 있는 게 아닌가 싶네. 나한테 말해보라구. 우린 고향 친구 아닌가?"


리진강은 깊은 숨을 내쉬며 고개를 흔들었다. "말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 있겠나.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거라오."


그러나 림철민은 그의 말을 믿지 않는 듯했다. "진강이, 나는 자네가 뭐에 시달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혼자 끙끙 앓지 말라구. 혼자서 다 해결하려고 하면 결국 자네만 더 힘들어질 거요. 요즘 하는 말이… 자네, 마치 딴 사람처럼 보여."


그 말에 리진강의 눈이 순간 차갑게 번뜩였다. 다른 사람처럼 보인다니. 그 말이 그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네가 뭘 안다고? 그는 스스로에게 말하려 했지만, 그 말은 속으로만 삼켜졌다.


림철민은 다시 한 번 말했다. "난 자네를 도와주고 싶네. 우린 늘 같이 해왔잖나. 자네가 나를 멀리하는 것 같아서 좀 서운하구만."


리진강은 그 말을 듣고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도와주고 싶다고? 자네가 도울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난 자네 도움 필요 없소. 내가 어떻게 느끼고 무슨 일을 겪는지 자네가 알기나 하오?"


림철민은 당황한 듯, 조용히 그를 바라보았다. "진강이, 왜 그렇게 화를 내는 거요? 나는 그저 자네가 괜찮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인데…"


그러나 리진강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분노에 휩싸여 말을 쏟아냈다. "난 괜찮아질 수 없어! 그만하오, 아무것도 모르는 채 나한테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소리 그만하라구!"


림철민은 잠시 말없이 그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진강이, 자네 지금 몹시 힘들어 보이오. 정말로 도와주고 싶소. 하지만 이렇게 자네가 나를 밀어내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겠소."


리진강은 그의 말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았다. 그는 깊게 숨을 내쉬고는 림철민을 향해 등을 돌렸다. "됐소, 철민. 자네가 나를 도울 수 있을 리 없으니 더 이상 이런 말 하지 말라구."


림철민은 그의 등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그래, 자네가 원한다면 더는 묻지 않겠소. 하지만 기억해두라구. 난 언제나 자네 곁에 있을 거요."


리진강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고, 그와의 거리는 점점 멀어졌다. 도움? 내가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니야. 그는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그와 멀어질수록,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후회와 자괴감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었다. 림철민은 나를 걱정해주는 고향 친구일 뿐인데, 왜 내가 이렇게 화를 낸 거지? 그 생각이 떠오르자, 그의 발걸음은 무거워졌다.


'너무 멀리 와버렸어.'


그가 생각했다.



작가의 말


리진강은 점점 더 자신의 내면에서 고립되어 가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친구인 림철민조차 그의 마음에 닿지 못하고,

리진강은 분노와 혼란 속에서 스스로를 밀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