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버지
리진강은 림철민과 다툰 후, 마음이 복잡한 채로 집으로 향했다. 발걸음은 무거웠고, 머릿속은 여전히 어지러웠다. 모든 게 잘못되어 가고 있어. 그는 자신에게 그렇게 말하며 무심히 길을 걸었다.
그러다 길가에 앉아 있는 한 노인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이 깊게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 표정은 이상하게도 밝았다. 마치 이 세상에 걱정이라고는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리진강은 노인을 힐끗 보며 지나치려 했다. 그러나 노인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 "젊은이,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나? 요즘 뭔가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던 게야?"
리진강은 잠시 멈춰 섰다. 이 노인은 전혀 낯설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어딘가 엉뚱해 보인다는 것은 확실했다. 그는 노인을 다시 한 번 힐끗 쳐다보고는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하하, 그래도 웃는 게 좋은 법이야." 노인은 리진강에게 다가왔다. "이 사람, 웃어야 복이 온다지 않나. 내 보기에 자네는 요새 너무 심각하게 살고 있는 것 같구먼. 웃을 일이 없으면 웃을 이유라도 찾아봐야지."
리진강은 그 말에 실소가 나왔다. 웃으라고? 그는 속으로 그 말을 되뇌며 고개를 저었다. 자신의 삶은 웃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죄책감과 두려움, 그리고 혼란으로 가득 찬 그의 일상에서 웃음이란 사치일 뿐이었다.
"난 웃을 일이 없소." 리진강은 차갑게 대답하며 발길을 재촉하려 했다.
하지만 노인은 고집스러웠다. "웃을 일이 없으면 만들어야지.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사람이 웃는 건 복이 되는 법이야. 내 말 믿어보게. 어둠 속에서도 빛을 찾으려는 사람이 결국 복을 받는 법이지."
리진강은 노인의 엉뚱한 말에 더 이상 대꾸할 기운조차 나지 않았다. 그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난 그런 복 필요 없소. 그냥 조용히 지낼 뿐이오."
그 말을 남기고 리진강은 노인을 지나쳐 걸음을 옮겼다. 뒤에서 노인은 여전히 무언가를 중얼거리며 서 있었다. 그의 말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지만, 그 밝은 목소리와 엉뚱한 말투는 한동안 리진강의 귀에 맴돌았다.
웃으라니, 참… 리진강은 다시 길을 걸으며 혼자 중얼거렸다. 그 노인의 말은 허무맹랑하게 들렸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 한구석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는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지우려 했지만, 그 날카로운 죄책감은 여전히 그를 괴롭히고 있었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집으로 향했다.
작가의 말
삶이 너무 무겁게 느껴질 때, 그 무게 속에서 웃음을 찾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노인의 말처럼, 웃음과 작은 희망은 그 무거운 삶 속에서도 빛이 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