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5화

하라버지

by MIHI

리진강과 리철진은 마주 앉아 있었다. 방 안은 불편한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리철진은 느긋하게 차 한 잔을 들어 올리며 리진강을 살피고 있었고, 리진강은 그의 눈길을 피하며 차가운 표정으로 테이블을 바라보았다. 무슨 이유로 그가 나를 찾아왔지? 리진강은 속으로 의아해하며 그의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참 동안 침묵이 흐른 뒤, 리철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진강 동지, 요즘 자네가 이상하게 행동한다는 소문을 들었네. 자네와 나, 결국 한 가족이 될 사이 아닌가. 그러니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


리진강은 그의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리철진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했지만, 그는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리철진은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며칠 전에 자네가 서명호라는 늙은이와 함께 있는 걸 보았네."


리진강은 그 말에 순간 몸이 굳어졌다. 서명호? 그 이름이 그의 머릿속에 떠오르자, 리진강은 눈을 찌푸렸다. 서명호는 그가 처음 만났을 때부터 어딘가 이상한 기운을 풍기던 노인이었다. 그런데 리철진이 그와 함께 있는 모습을 봤다는 말은 당황스럽게 다가왔다.


리철진은 리진강의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 "서명호, 그 늙은이를 자네는 얼마나 알고 있나? 그 자는 과거에 불온서적을 가지고 있다는 혐의로 고초를 겪었던 자요. 당에서 그를 오래 감시했었지. 그런 자와 어울리다니… 자네가 그와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더군."


리진강은 잠시 당황한 듯 했지만, 곧 차가운 눈빛으로 리철진을 쏘아보았다. "서명호와 나는 단순히 마주친 것뿐이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오."


그러나 리철진은 비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단순한 마주침이라기엔 자네가 그와 이야기를 나누는 게 꽤 길어 보였네. 진강 동지, 자네가 어떤 문제에 휘말리는 건 아닌가 싶소. 서명호 같은 자와 어울리는 건 결국 자네에게 해가 될 뿐일 거요."


리진강의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리철진이 나를 감시라도 했다는 말인가? 그는 주먹을 꽉 쥐고 리철진을 노려보았다. "네가 무슨 상관이 있단 말이오? 서명호가 어떤 인물이든, 그가 나와 무슨 관계가 있든 상관할 일이 아니지 않소?"


리철진은 여전히 냉소적인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윤화와 결혼하려는 사람이오. 자네는 내 처남이 될 사람이니, 내가 자네를 걱정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자네가 나쁜 길로 빠져들까 봐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네."


리진강은 그 말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서명호와 내가 무슨 관계를 맺든 그건 네가 알 바가 아니오. 그리고 네가 나와 윤화의 관계를 핑계로 이런 말도 안 되는 간섭을 하는 걸 더 이상 참을 수 없소."


리철진은 여유롭게 웃으며 자리에 일어섰다. "그렇다면 할 수 없지. 하지만 명심하게, 진강 동지. 서명호 같은 자와 어울리면 결국 자네에게 좋지 않을 거요. 이건 충고라고 생각하라고."


리진강은 그를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더 이상 충고는 필요 없소. 당장 내 집에서 나가시오."



작가의 말


리철진은 윤화와의 결혼을 빌미로 리진강의 행동을 감시하며 그를 압박하려 하지만,

리진강은 분노와 혼란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굳게 지킵니다.


때로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간섭과 통제를 하려는 시도가 더욱 큰 갈등을 초래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