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
어느 날, 한 청년이 재단사를 찾아왔다.
”재단을 좀 하러 왔는데요“
“그래, 어서 와. 아리아드네움에 누우면 돼.“
”제가 아니라, 당신을요.“
청년이 진지한 눈으로 말한다.
“장난이에요.”
그가 웃음짓는다.
재단사는 그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차린다.
“너 재단수술을 받지 않았구나! 어떻게?“
”연기죠, 연기.
13살만 평생 연기하면 되는거 아녜요?”
“하지만 이 수술은 대배우도 피해가지 못했어.“
그의 눈이 어린 아이처럼 반짝하고 빛났다.
그가 자신의 옛 이야기를 시작했다.
”당신은 한 사람의 인격 안에 전 인류의 인격을 담고자 했죠.
초인을 만드려는 시도였어요.
그러나 대부분 경우 실험은 실패했고, 대상자들은 돌연변이가 되었어요.“
재단사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건 내 꿈 이야기인데 어떻게 알고 있지?”
“그건 당신이 직접 벌이고 나서 기억 속에서 삭제한 이야기이니까요.
저는 당신이 진행한 사회적 실험의 대상자였어요. 그 당시 제 나이는 13살이었죠.”
“아하, 그건 꿈이 아니었구나.
알았다, 불완전한 기억을 스스로가 꿈으로 만든거야.”
“그리고 그거 아세요? 13세 이하의 모든 아이들에 대한 실험 결과는 성공이었어요. 부작용은 14세 이상의 어른들에게만 나타났죠.
그들은 전 인류의 인격을 수용하지 못하고, 각 인격들이 분리되어 버렸지만,
저는 그렇지 않았어요. 저는 스펀지처럼 모든 기억들을 흡수했고, 나의 것으로 만들었죠.“
”그걸 어떻게 내가 모를 수 있었을까?“
“13세 이하의 아이들은 자신의 머리 속에 전 인류의 지식과 지혜, 경험이 입력된 순간 모두 같은 생각을 했을거에요. ‘어른들에게 비밀로 해야한다’라고요.
우리는 실험장에서 약속의 눈빛도 주고 받지 않고 헤어졌지만,
각자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지 알고 있었어요.
사회 각계각층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거였죠.
저의 경우는 온갖 무술을 연마했고 대통령의 경호실장 자리에 올랐어요.“
”이야, 대단하다.“
”다른 친구는 과학을 연구했죠. 그리고 이 증폭기를 개발했어요.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의 얼굴만 보게 하는 장치죠. 이걸 통해서 이 사회는 완벽해질거에요.”
그는 내게 작은 칩을 보여주었다.
원래라면, 이 나라 중앙광장에 꽂혀있어야 할 물건이지만, 제가 특별히 가져왔죠.
아, 물론 얘기를 하지는 않았지만요.“
칩은 아주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이 칩을 꽂으면 아리아드네움이 당국에 등록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게 될거에요.
당신 앞에 있는 기계가 중앙통제장치가 되는 셈이죠.
저는 사람들의 모든 기억을 바꾸길 원해요.
바로 재단사의 존재를 기억하지 못하게 말이죠.”
작가의 말
어린 시절에 주입된 전 인류의 기억을 완벽하게 흡수한 그는,
이제 재단사의 존재를 지우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모든 기억을 바꾸고 통제하려는 이 시도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