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빙신(氷申) Vol.2

by MIHI

그 이후 그는 법정에 서게 됐다.


위생법, 소비자 보호법 위반이었다.


저체온성 쇼크 증세를 보인 그녀는 빙체가 아닌 인간이었다.


빙체인 사람은 이남용의 빙체 빙수를 먹어도 탈이 나지 않았지만,


일반인의 위장으로는 녹지 않는 얼음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것이다.


무거운 벌금과 형량이 내려졌다.


이후 형사 책임, 민사 소송이 이어졌다.


가게는 영업 정지되었다.


그는 유능한 변호사를 써서, 집행유예로 풀려날 수 있었다.


그는 어두운 방 안에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


‘이런 시대에 빙체가 되지 않고 돌아다니는게 정상이냐? 저런 사람은 강제로 빙체로 만들어야 한다.’


그는 악플을 쓰기 시작했다.


‘빙체가 되지 않는 자에게 책임이 있다.’


온갖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그의 악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는 자신이 쓴 글과 그 옆에 표시되는 인터넷 세계에서의 이름, 닉네임을 보며 문득 생각했다.


‘이제 규환아빠라는 별명은 쓰지 않겠어.’


그의 푸른 눈은 악과 독기를 가득 품고 있었다.


그는 닉네임 변경 페이지에 접속했다.


‘규환아빠’ 라는 네 자리를 지우고,


그는 네 글자를 새로 입력했다.


‘아비규환’



작가의 말


극단의 선택은 결국 자신을 향한 칼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 끝엔 아비규환만이 남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