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신(氷申) Vol.2
거대한 거인이 도심 한가운데 모습을 드러냈을 때, 사람들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어마어마한 덩치가 건물 위로 그림자를 드리우며 움직일 때마다 도로가 흔들리고, 차량은 뒤집혔다.
피난 사이렌이 울려 퍼지고, 군인들이 배치된 위치에선 긴박한 무전이 오갔다.
"방책을 완성했습니다, 사령관님."
푸른 눈의 사령관은 무거운 눈으로 도시 한가운데에 선 기괴한 푸른 거인을 바라보았다.
그의 얼굴은 이제 커다란 닭의 모습이었다.
닭의 얼굴은 멍한 눈빛으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 거대한 존재는 마치 땅 위의 사람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아...” 그의 부리에서 나오는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졌다.
"거기 너, 더 이상 다가오지 마라!" 사령관은 원격지에서 현장으로 연결된 확성기를 통해 경고했다.
그러나 거인은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의 부리가 다시 열리며 무겁고도 굵은 목소리가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비..."
"발사!" 사령관이 외쳤다.
순간, 미사일과 포탄이 하늘을 가르며 거인을 향해 날아갔다. 폭발음이 연이어 터지고, 거인의 몸을 덮치는 폭연이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연기 사이로는 온갖 파편이 흩날렸고, 도시가 들썩이는 듯했다. 하지만 폭연이 걷히자, 거인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피부에는 무수한 돌기들이 생겨나있었다.
“아뿔사, 저 녀석은 빙체를 흡수해.
우리에게 빙체가 아닌 총알이 얼마나 있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사령관님.”
부관이 절망적으로 대답했다.
다시 한번 그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규..."
거인의 몸에 빙체가 된 총붙이, 칼붙이들이 달라붙었다. 그는 그저 무감한 눈빛으로 멀리 허공을 응시하며, 주변의 모든 빙체들을 받아냈다.
군인들은 공포에 질린 채로 공중에 떠 그에게 흡수되어 갔다.
사람들 중에는 그 아득한 모습에 정신을 잃는 자도 있었다.
"어서 중앙에 연락해. 거인을 막는데 실패했다고."
사령관이 다급하게 말했다.
거인의 마지막 한 마디가 도시에 깊게 울려 퍼졌다.
"환..."
작가의 말
압도적인 존재 앞에서 인간의 무력함을 깨닫는 순간, 그들의 마지막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