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공주
시장의 한 켠에서, 약장수는 그의 작은 마차를 길가에 세워두고, 다양한 색상의 병과 작은 봉지를 진열하며 자신의 약을 소개했다.
"이 약은, 내가 왕비에게 직접 처방한 것입니다!"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왕비께서 멀쩡해진 것은 바로 이 약 덕분입니다!
정신에 문제가 있는 분들도 이 약을 드시면 한결 나아질 것입니다."
그는 호들갑을 떨며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약장수는 허름한 옷차림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약을 팔았다.
그는 자신이 가진 약의 효능을 설명하며, 과장된 몸짓으로 손을 흔들며 말을 이어갔다.
"이 약은 그냥 약이 아닙니다, 여러분.
이 약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물이에요.
제가 이 약을 왕비에게 전달했을 때, 그녀는 마치 새로운 사람처럼 변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점점 더 과장되어 갔다.
"왕비는 심각한 정신적 문제로 고통받고 있었어요.
매일 밤 환청을 들었고, 과대한 망상 속에 시달리며 눈물을 흘렸죠.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이 약을 손에 쥐고 왕비를 찾아갔습니다.
처음에는 저를 믿지 않았어요.
하지만 제가 이 약의 기적적인 효능을 설명하자, 왕비는 마지못해 한 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정말로 변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놀라움과 흥미를 감추지 못했다.
약장수는 이에 더욱 신이 나서 말을 이어갔다.
"이 약은 여러분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왕비처럼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이 약을 구독하십시오.
매달 한 번만 복용하면, 여러분의 삶도 마법처럼 변할 것입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손에 들고 있던 약병을 높이 들어올리며 사람들에게 보였다.
약병 속에는 알록달록한 색깔의 체리 모양의 약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 약은 천연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산과 들에서 직접 채집한 약초들로 만들어졌기에, 그 효능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건강을 책임질 이 약을 놓치지 마세요!"
약장수의 말에 사람들은 궁금증을 느끼며, 하나둘씩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은 약장수가 말하는 '왕비의 이야기'에 대해 더욱 알고 싶어졌다.
한 사람은 약장수에게 물었다.
"그 약을 먹은 후, 왕비는 어떻게 변했나요?"
약장수는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이 대답했다.
"왕비는 이 약을 먹은 후, 마치 새롭게 태어난 사람처럼 변했습니다.
그녀의 눈빛은 밝아지고, 웃음소리가 다시 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더 이상 환청에 시달리지 않고, 밤마다 평온한 잠을 잘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녀는 다시금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다할 수 있게 되었죠."
그의 말에 사람들은 놀라움과 흥미를 감추지 못하며, 약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약장수는 그런 사람들을 보며 속으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 약은 한 번 먹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주기적으로 복용해야만 그 효과가 지속됩니다.
매달 한 병씩 구독하십시오.
그러면 여러분도 왕비처럼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왕비가 정신 문제를 앓고 있다는 말이 사실일까?"
한 젊은 청년이 비웃으며 말했다.
"딸과 같은 공주를 죽이려던 여자인데, 제 정신으로 버틸 수야 있겠어?"
"그렇다면 저 약장수가 왕비에게 약을 팔았다는게 사실일까?"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정신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아."
"설령 먹었다고 할지라도 왕비가 진짜로 나았는지 우리는 알 수 없잖아."
다른 사람이 동의하며 말했다.
"혹시 약장수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닐까?"
그러나 그들 중 몇몇은 여전히 약장수의 말을 굳게 믿는 듯했다.
"왕비께서 나으셨다니 다행이에요,"
한 여인이 조용히 말했다.
"우리 집 개도 정신병을 앓고 있는데 약을 먹여보아야겠어요."
사람들은 왕비 이야기를 하며 깔깔거리기 시작했다.
어느 노파가 웃음을 터뜨리며 말하기 시작했다.
"그 왕비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가?
무려 거울에게 하루에 세 번씩 물어보며, 자신의 아름다움에 집착하고 있었다지."
그녀의 말에 주변 사람들은 더욱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른 이가 말을 이어받았다.
"그렇소, 그리고 그 거울은 실제로 말을 했다고 하더이다.
매번 그녀에게 가장 아름답다고 속삭였다는데, 그 왕비는 그 소리에 취해 더욱 교만해졌다고 하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젊은 여자는 나지막이 말했다.
"그 거울, 정말로 신비로운 물건이었을까요? 아니면 단지 왕비의 상상 속의 산물이었을까요?"
그녀의 물음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모두들 잠시 생각에 잠긴 듯 했다.
또 다른 이가 중얼거렸다.
"어쩌면 그 왕비는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을 감추기 위해 거울을 사용했을지도 몰라.
아름다움이 사라질까봐 두려워서."
그때 한 남자가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왕비가 다른 이들의 삶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거요.
그녀의 아름다움이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 생각해보시오.
왕에게 유일하게 사랑받는 여자가 되기 위해 공주를 죽였다는 소문도 있었다오."
그의 말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 소문은 들은 적이 있지."
그 순간, 뒤에서 병사들이 나타났다.
"여기 이 자가 바로 약장수다!"
병사 중 한 명이 외쳤다.
그들의 표정은 엄중했다.
백성들은 모두 병사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저 자가 무슨 죄를 지었습니까?"
사람들이 물었다.
병사들은 약장수의 손을 묶으며 답했다.
"그는 금지된 약초를 팔았고, 그것이 왕국에 큰 해를 끼쳤다.
또한 왕비와 알현한 적이 있다는 헛소문을 퍼뜨렸으니, 중대한 죄로 다스려야 한다."
약장수는 병사들에게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단지 사람들을 돕기 위해 약초를 팔았을 뿐이다.
그들의 고통을 줄여주고 싶었을 뿐이었어."
그러나 병사들은 그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왕비의 명령이다. 그녀의 허락 없이 행해진 모든 약초 거래는 불법이다."
병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사람들은 조용해졌다.
그들은 두려움과 혼란 속에 약장수가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누구도 왕비의 권위를 감히 도전할 수 없었다.
그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시작된 대화는 이제 무거운 침묵으로 바뀌었다.
왕비의 이야기는 다시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무거운 주제가 되었다.
같은 시각, 시장의 반대편에서는 병사들이 사냥꾼을 잡아들였다.
작가의 말
우리가 믿고 따라야 하는 길은 어디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