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인 - 중편집 미히버시티(MIHIVERSITY) 수록작
얼마 후, 나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
어리둥절한 마음으로 경찰서에 갔다.
경찰이 말했다.
“스위스까지 한 할머니와 동행한 적이 있으시죠?”
나는 말했다.
“네, 얼마 전에요.”
경찰은 집요하게 나를 캐물었다.
“그 분의 아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나요?”
“그럼요.”
“그 분에 대해 기억남을 만한 특이한 사항이 있었나요?”
“글쎄요, 아주 젊게 사시는 분 같았어요.”
경찰은 한숨을 쉬더니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대로라면 혐의점이 없네요.
그 분은 자살하셨어요.
말기 암 환자였는데,
안락사를 선택하셨죠,
아들이 자살 방관죄로 조사 중입니다.“
경찰서를 나와 아들에게 전화를 해보았지만, 받지 않았다.
이후, 뉴스를 통해 알게 된 사실로는,
그녀가 사용한 것은 조력 자살이라는 방법이었으며,
여러 사람들에 둘러싸인 채로,
자신이 스스로 강한 약물을 주사하는 것이었다.
아들은 자신의 어머니가 말기암 사실을 숨기고,
스위스 여행을 가장해 그 곳에서 자살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고,
곧 풀려나와 스위스로 가 그녀의 어머니의 유해를 한국으로 가져왔다.
작가의 말
그 선택이 남긴 흔적은, 남겨진 자들에게 또 다른 질문을 던지며 우리를 깊이 사유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