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나라의 앨리스
앨리스의 앞에 펼쳐진 것은 세 갈래 길로 갈라진 복도였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마치 악몽 속에나 나올 법한, 현실과 환상이 얽힌 기괴한 풍경이었다. 양 옆으로 길게 뻗은 회색빛 벽에는 커다란 황금 액자들이 불규칙하게 걸려 있었고, 그 안에는 사람의 형상을 한 배우들이 갇혀 있었다. 표정 없는 얼굴, 굳어버린 동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력이 느껴지는 것처럼 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앨리스의 피부를 파고드는 섬뜩한 기운을 발산했다.
일부 액자 안의 인물은 벽에 그려져있었고, 액자 안에는 벽이 그려져있었다.
복도 바닥은 반쯤 무너져 내린 듯 보이는 검은 타일로 덮여 있었고, 곳곳에는 무언가에 의해 비틀어지고 일그러진 검은 복장의 배우들의 몸이 널려 있었다. 그들의 몸은 이상하게 뒤틀려 있었고, 벽에 붙어있는 액자 속 배우들의 일부도 복도 밖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보였다.
허공에서는 몇몇 그림들이 천천히 회전하며 붕 떠다니고 있었다.
그로 인해 복도 일부분의 벽무늬는 뒤틀려져 있는 것으로 보였다. 벽을 이루는 배우들은 모두 기괴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들은 다소 괴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어둠 속에서 미세하게 울부짖는 듯한 소리가 들려오는 듯했다.
벽에서 자라난 검은 덩굴들은 붉은 꽃을 피워냈지만, 그 꽃들조차 생명보다는 죽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앨리스는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복도는 직사각형으로 넓은 공간으로 어두운 회색빛 타일이 천장을 덮고 있어, 복도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다. 이곳은 무한히 이어지는 환상의 세계, 혹은 현실과는 완전히 단절된 공허의 공간이었다. 그 속에서 앨리스는 희미하게나마 공포와 고립감을 느꼈다. 아무리 걸어도 이 복도의 끝에는 다다를 수 없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그녀를 짓눌렀다. 마치 이곳에서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순간, 앨리스는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나 그곳에는 그녀가 걸어온 길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오직 그녀를 둘러싼 것은 이 케노포비아의 공간이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다행히 복도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들은 모두 한쪽 구석에 모여서 몇 개는 눕혀있거나 기울어져있었다.
작가의 말
이 기괴한 복도의 끝자락에, 무엇이 남아 있을까요?